김정은 답방때 현충원 방문? 보수 달래기 카드 내놓나

입력 2018.12.07 17:11 | 수정 2018.12.07 18:28

구체화되는 '김정은 서울 답방' 시나리오...'국회 연설'부터 '제주도 방문'까지

청와대 안팎에서 언급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점과 일정 및 동선에 대한 시나리오가 점점 구체성을 띠어가고 있다. 특히 4일 김정은이 답방 기간에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거나, 한국전쟁에 대해 유감 또는 사과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청와대가 김정은 답방에 비판적인 보수 진영을 달래기 위해 준비중인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김정 서울 답방과 관련해 어떤 구체적 언급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6일부터 미국, 북한과의 공식 대화채널을 본격 가동하는 등 조율에 분주한 모양새다.

김정은은 오는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일 등 북한 주요 기념일을 전후한 시점에 2박 3일간 서울을 찾아, 서울 시내 유명 호텔 또는 정부 소유 숙소에 머물면서 국회 연설과 대기업 사업장 및 제주도 방문 등으로 조합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23일 오전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남북 정상 내외가 백두산에서 찍은 사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답방 가능’ 시점 및 동선 구체화...현충원 방문 가능성도 제기

김정은이 연내 방한할 경우 가능한 시점은 상당히 좁혀졌다. 부친인 김정일의 사망 7주기인 오는 17일 이전인 이달 12∼14일과 이후인 18∼20일, 21∼23일 등이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북한 내 정치 일정이 많은 관계로 12~14일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답방 기간 머무를 숙소도 반대 시위에 대응할 수 있는 서울시내 3~4개 호텔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광진구 워커힐호텔, 용산구 하얏트호텔, 중구의 신라호텔과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 등이다.

답방 기간 동안의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서울 답방 기간 김 위원장의 국회 연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가급적이면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고 밝힌 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시 진행된 5·1 경기장 연설에 상응하는 ‘김정은 국회 연설’에 대해 "취지에 대해선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답했다. 또 9월 남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여러차례 언급된 남북 정상의 ‘제주도 방문’ 일정도 상수로 보인다.

김정은이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화일보는 7일 남북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정상국가화에 공을 들이는만큼, 외국 정상들의 현충원 참배 관례에 따라 현충원 참배가 일정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한국전쟁 참전 호국영령과 역대 주요 대통령이 안장된 상징적 장소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현충원을 방문하면 보수층을 달래고 국회 연설을 추진할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충원 방문이 실현될 경우,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김정은 서울 답방 시 한국전쟁 등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전반적으로 여러 국민이 제기하는 의견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서울과 가까운 주요 대기업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높다. 김정은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요 대기업 오너 및 대한상의 등 경제 단체 대표들과 이미 인사를 나눈 상태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오후까지도 김정은 연내 답방과 관련한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청와대와 함께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행사에 앞서 '북측에 전화를 해봤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북쪽이랑 전화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텐데요"라고 답했다. 임 실장은 ‘북쪽에서 연락이 왔느냐’는 질문에는 "안 오네요"라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후에 중대발표 하느냐는 문의가 들어오는데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정부, NSC상임위-한미외교장관회담-개성연락사무소장회의 잇따라 개최

청와대의 표면적 ‘침묵’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NSC 상임위원회 개최, 한미 외교장관 조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도 때맞춰 중국과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개최결과 보도자료에는 김정은 답방 관련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NSC 상임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가 개최됐다"며 "상임위원들은 한미간 제10차 방위비 분담 협의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관련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NSC 상임위는 "상임위원들은 ‘9.19 군사합의서’ 이행을 포함한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 및 군비통제 등 제반 군사현안을 다루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방안에 관해 협의를 가졌다"며 "△경의선 철도 현지조사(11.30~12.5) 결과를 보고받고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남북 산림협력 관련 평양 현장 방문계획, △남북간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 재개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워싱턴 D.C 회담, 7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소장회의 등을 개최하며 미국, 북한과의 협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북중 고위급 인사들의 조율도 시작됐다. 지난 6일 베이징에 도착한 리용호 외무상은 오는 8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면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다. 이번 회담에서 리용호는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듣고, 2차 미북 정상회담 및 김정은 서울 답방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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