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란 조끼’ 시위에 에펠탑·루브르 문 닫는다

입력 2018.12.07 11:26

유류세(稅) 인상 반대 시위에서 전국민적 반(反)마크롱 정부 시위로 변한 ‘노란 조끼’ 운동이 오는 8일(현지 시각)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자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이 과격 시위에 대비해 문을 닫게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류세 인상을 6개월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는데도 노란 조끼 운동이 더욱 격화되자 프랑스 정부가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6일(현지 시각) 파리 경시청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8일 전국 최대 규모 노란 조끼 시위가 예정돼 파리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의 상점·음식점에 ‘당일 영업을 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거리 대로변에 있는 상점은 밖에 놓인 식탁과 의자를 모두 치우고 시위대의 투석(投石)에 대비하라는 경시청 공문을 받았다. 폭력 시위가 예상되니 대비책을 마련하라는 것.


노란 조끼 시위대가 2018년 12월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M6
이 때문에 8일 과격 시위에 대비해 에펠탑 운영사는 성명을 내고 "8일 예정된 시위로 인해 안전하게 방문객을 맞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에펠탑 폐쇄를 예고했다. 파리 중심가에 있는 주요 공연장과 미술관도 이날 대부분 폐쇄하기로 했다. 파리에 있는 박물관 12곳, 극장 2곳, 문화유적지 등이 문을 닫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루브르 박물관도 포함된다.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바스티유 등 파리 중심가에 있는 공연장도 계획된 공연을 취소했다.

스포츠 경기도 이날 열리지 않게 됐다. 8일 오후 파리생제르맹(PSG)의 홈구장인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SG와 몽펠리에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도 경찰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6일 의회에 출석해 대규모 노란 조끼 시위에 대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필리프 총리는 이번 집회에 대비해 전국에 경찰 8만9000명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1일 집회 당시 투입된 6만5000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파리 시내에만 8000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장갑차도 12대나 투입되는데, 이는 2005년 이후 프랑스 도시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AP는 전했다.

2018년 12월 1일 파리 개선문 앞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가디언
앞서 지난달 17일부터 유류세 인상 등에 불만을 품고 프랑스 전역에서 본격화한 노란 조끼 시위가 갈수록 폭력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일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시위대 3000여명이 보도블록을 뜯어 투석전을 벌이고 주변 상점 유리창을 마구잡이로 부쉈다. 길가의 차량 수십 대를 불태웠고 개선문에 "노란 조끼가 승리한다"는 스프레이 낙서를 했다. 경찰도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샹젤리제 일대에서는 133명이 다치고 412명이 체포됐다. 이로 인해 파리 개선문은 지금까지도 폐쇄된 상태다.

시위가 끝난 후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일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일대 피해 현장을 찾아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주째 전국에서 격렬한 폭력 시위가 이어지자 결국 유류세 인상을 미루기로 했다. 시위가 단순한 유류세 인상 반대를 넘어 마크롱식 개혁에 대한 총체적인 불만을 표출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졌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이후 대규모 파업에도 물러서지 않고 노동 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기보다는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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