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때부터 천 오리고 붙이던 그녀… 英·美 패션계 기대주 되다

조선일보
  • 최보윤 기자
    입력 2018.12.07 03:00

    최근 방한한 디자이너 레지나 표
    영국 보그誌 신진브랜드 선정 이어 미국 패션지 차세대 디자이너 뽑혀

    서울 청담동 매장에 전시된 자신의 의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 디자이너 레지나 표.
    서울 청담동 매장에 전시된 자신의 의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 디자이너 레지나 표. /장련성 객원기자

    현재 해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패션디자이너를 꼽자면 단연 레지나 표(표지영·35)다. 영국에서 자신의 세례명을 딴 브랜드 '레지나 표(Rejina Pyo)를 론칭한 지 4년. 지난해 영국 보그가 뽑은 신진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더니 최근엔 미국 패션지 WWD가 뽑은 '차세대 디자이너'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수상자로도 선정돼 최근 한국을 찾은 레지나 표는 "판타지로서 패션을 접근한 게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이 세련되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연구한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특히 최근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보통 여성들이 원하는 의상들이 어떤지 체험해보고 만들어본 것이 더욱 도움됐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실루엣에 절제된 라인과 몸을 감싸는 소재가 특징. 정식 컬렉션을 연 건 1년 남짓인데, 미국 니먼 마커스, 영국 하비니콜스백화점을 비롯해 130여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린다.

    서울 명동 의상실에서 일하던 어머니 어깨너머로 패션을 익혔다. '오트 쿠튀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던 네댓 살 때 '쿠튀르 만든다'며 집안에 보이는 천을 오리고 붙였다. 홍익대 섬유디자인학과를 졸업해 국내 패션 회사에 입사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넓은 세계로 가고 싶었죠."

    2007년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패션스쿨에 합격했다. 실크와 리넨이 맞닿는 부분에 나무를 붙여 태운 졸업 작품이 영국 매체의 호평을 받았고, 네덜란드 아트 컬렉터인 한 네프켄스가 지원하는 상을 받아 단독 전시회도 열게 됐다.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파리 쇼룸에서 피팅 모델을 한 적 있어요. 보그의 안나 윈투어 편집장 등 유명인들이 의상 평가하는 걸 보며 꿈을 키워 왔는데, 이제 그 탈의실 룸에서 유명 바이어들과 편집장들을 만나고 있네요!"

    유학 초반 술집 옆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아일랜드계 영국인 스타 셰프 조던 버크가 지금의 남편이 됐다. 미쉐린 레스토랑을 두루 거친 뒤 레스토랑 컨설턴트와 BBC 라디오 진행자로 일한 버크는 2년 전 레지나와 함께 '우리의 한식 부엌'이라는 한국 요리 책도 냈다. 그해 영국 가디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올랐다. "이 정도면 여러모로 한국 알림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하하! 제 의상 속에 녹아 있는 정제된 한국적인 미학을 좀 더 알리고 싶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