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3] 황금과 利慾을 향한 중국인의 사랑

조선일보
  •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8.12.07 03:10

    칼럼 관련 일러스트
    중국에 오래 전해지는 인생의 '네 가지 큰 기쁜 일(四大喜事)'이 있다.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비(久旱逢甘霖), 낯선 타향에서 만나는 친구(他鄕遇故知), 촛불 타오르는 신혼의 밤(洞房花燭夜), 과거 급제 명단에 이름 올릴 때(金榜題名時)"다.

    남송의 홍매(洪邁)라는 유명 문인이 저서 '용재수필(容齋隨筆)'에 당시 민간의 말을 채록하면서 유명해진 중국인의 전통적 가치관이다. 네 가지 기쁨이 모두 현실적이다. 농사라는 생업, '관시(關係)' 확대, 생육의 고민, 출세 지향이다. 이를 거꾸로 해서 익살스럽게 만든 버전도 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 한 방울, 타향에서 마주친 고향 빚쟁이, 옆집의 신혼 방, 동명이인의 과거 급제"라는 설정이다. 이른바 인생의 '네 가지 슬픈 일(四大悲事)'이다. 아무튼 모두 행복과 이욕(利慾) 추구가 두드러진다.

    공부를 장려하는 권학(勸學)의 문장에서도 이 점은 뚜렷하다. "한 치의 시간은 한 치의 황금(一寸光陰一寸金)"이라며 시간을 금에 비유한 유명 문구가 우선 심상찮다. 요즘도 중국인들이 암송하는 대표적 권학문은 북송(北宋)의 진종(眞宗)이라는 황제가 지었다.

    "먹을 것이나 집이 없어, 또는 예쁜 아내 없다고 고민하지 마라"며 운을 뗀 이 황제는 독서를 권장하며 "책에는 대단한 봉급, 황금으로 만든 집, 어여쁜 아내가 다 있다(書中自有千鍾粟, 黃金屋, 顔如玉)"고 강조한다.

    현세적이면서 매우 공리(功利)적인 지향이다. 중국이라는 땅에서 키워지는 가치관은 대개 이런 흐름이다. 전쟁과 재난이 빗발처럼 자주 닥치며 개인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했던 중국 땅의 역사적 환경이 그 원인일 듯싶다.

    그래서 손에 쥘 수 있는 가장 높은 '가치', 황금을 향한 중국인의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는 개혁·개방 뒤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 경제의 문화적 토양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황금의 유혹에 사로잡히기 마련이지만, 중국인의 집착은 때로 크게 지나쳐 지구촌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