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학계까지 '표적 감사'로 물갈이해야 직성 풀리나

조선일보
입력 2018.12.07 03:18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두고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을 연구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지난달 30일 카이스트 이사회에 총장 직무를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신 총장이 2012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재임 때 미국 대학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소에 근무 중인 옛 제자를 위해 연구 예산을 부당하게 낭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감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다. 그걸 다시 끄집어내 카이스트 총장직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쫓아내기 위한 표적 감사다. 전(前) 정권 때 임명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임기를 14개월 남기고 지난 9월 사퇴한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직원들이 감사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보기 힘들다"는 말을 남겼다. 아마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적극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을 없애지 않는 이상 어떻게 이 연구원이 탈원전에 동조하겠나. 손상혁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도 감사 결과가 억울하다며 토로하다 지난달 30일 "대학에 피해를 주기 싫다"며 결국 사퇴했다.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황진택 에너지기술평가원장, 홍기훈 해양과학기술원장,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성게용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등 연구 기관장 10여 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사퇴했다. 이들이 사퇴할 때마다 전 정권과 얽힌 인연이나 정치적 배경설이 나왔다. 과학계 인사까지 표적 감사로 고발하고 쫓아내고 물갈이해야 직성이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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