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경제 소용돌이 한 달 앞인데 이대로 빨려 들어가나

조선일보
입력 2018.12.07 03:20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표하는 한국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업계 실태 조사를 끝냈는데 (워낙 결과가 안 좋아) 무서워서 발표를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은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가 목소리를 안 내면 (소상공인의) 삶이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보다 훨씬 더 큰 최저임금 인상의 2차 쇼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16.4% 인상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10.9% 추가 인상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자영업 현장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75%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연간 205만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1인당 평균 3억5000만원의 금융 부채를 지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이미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을 인건비나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선 '최저임금 대란(大亂)'이 벌어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고용 현장에선 직원을 내보내고 가족을 투입해 버티기에 들어간 자영업자, 사람 대신 무인 자동화 시설로 대체한 중소기업 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불황에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휴·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올해 80만명을 넘었고, 내년엔 1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광양·울산 등의 산업단지에선 공장 가동률이 30%대로 추락하면서 팔려고 내놓은 영세 공장 매물이 쌓이고 있다. 하위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 이런 현상은 내년엔 더 심해질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도 뒤늦게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빨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처럼 이미 정해진 내년 최저임금은 바꿀 수가 없다. 다만 국회가 법을 고치면 지역별·연령별·직종별 차등화가 가능하다. 올 연말로 '6개월 처벌 유예'가 끝나는 주 52시간 근로제 쇼크도 코앞에 다가왔다. 기업들의 생산, 연구·개발 활동이 지장을 받는 일이 없게 하려면 처벌 유예 기간을 일단 더 연장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눈앞에 닥친 최저임금 추가 인상과 주 52시간제 쇼크로 고용 현장 대란이 현실화되는 사태는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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