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데려온다면, 롯데 타선 불타오를 것"

조선일보
  • 성진혁 기자
    입력 2018.12.06 03:18

    [프로야구 신임 사령탑에게 듣는다] 양상문 롯데 감독

    돈 쓰고 욕먹는 수도 있다. 롯데가 그랬다. 지난 5년간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600억원 가까운 투자를 하고도 포스트시즌엔 딱 한 번 올랐다. 2018시즌은 10개 구단 중 7위에 그치면서 팬들을 실망시켰다. 롯데가 이번 겨울 다시 지갑을 열 수 있을까. 마침 양의지가 두산에서 FA로 풀렸다. 롯데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포수를 단번에 보강할 기회다.

    지난 4일 만난 양상문(57) 롯데 신임 감독은 "구단에 양의지를 잡아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모기업의 의중이 무엇인지 정보가 확실치 않다"며 웃었다. '양의지를 영입한다고 가정하면?'이라고 묻자 그는 "쉬어갈 타순이 없어진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지난 10월 26일부터 한 달간 팀 마무리 캠프(일본 오키나와)에 다녀온 양 감독은 기존 젊은 포수들을 육성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특히 2018시즌 후반기에 안방을 지켰던 포수 안중열(23)에 대해선 "볼 배합이나 투수 리드는 괜찮다고 본다"고 칭찬했다. 그는 "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들어내듯 투수도 능력을 발휘하다 보면 포수를 성장시킬 수 있지 않겠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라고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경기할 때마다 7~8점씩 낼 수는 없다. 2대1로 이기는 경기도 있어야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수비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 단장을 지내다 고향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그는 감독의 매력에 대해 “피 말리는 직업이지만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면 되는 자리라서 좋다”고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경기할 때마다 7~8점씩 낼 수는 없다. 2대1로 이기는 경기도 있어야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수비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 단장을 지내다 고향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그는 감독의 매력에 대해 “피 말리는 직업이지만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면 되는 자리라서 좋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양 감독은 올해 롯데가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로 수비 약점을 꼽았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책(117개)을 했다. 그는 "문제를 알면서도 고치려는 노력은 덜 했다고 본다. 선수들은 지루한 수비 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 타격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한다"면서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수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실책이나 호수비를 평가해 연봉 고과에 넣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수라면 5툴(five-tool·고타율, 장타력, 주루, 송구와 수비 능력)은 갖추지 못하더라도 2툴(타격, 수비)은 해야 된다"는 소신도 밝혔다.

    양 감독은 부산고 재학 시절 '좌완 최동원'으로 통했던 스타 투수였다. 1978년엔 청룡기고교선수권대회를 비롯해 3개 고교 대회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그해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준우승 멤버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실업 야구를 거쳐 1985년 롯데에서 데뷔했다. 태평양에서 은퇴하고 나선 롯데와 LG에서 모두 코치와 감독을 지냈다. 지난 10월 19일 LG 단장에서 물러나 고향 팀 감독으로 돌아왔다. 2003시즌 후 처음 롯데 감독에 올랐을 땐 만 42세의 최연소 사령탑이었는데, 이젠 10개 구단 감독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양 감독은 잠재력을 지닌 선수를 찾는 눈, 팀을 꾸려나가는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대호·손아섭·전준우, 강민호(삼성)·장원준(두산) 등은 그가 앞서 롯데 코치, 감독을 할 때 한 단계 성장했다. 그는 롯데의 내년 전망에 대해 "해볼 만하다. 선수 구성은 나쁘지 않다. 호락호락 다른 팀의 승수를 채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신중하게 진행 중이다.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는 재계약이 임박했다고 한다. 나머지 투수 1명, 야수 1명도 조만간 영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통틀어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롯데 코치 시절 두 번(1995·1999년), LG 코치 때 한 번(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다. 공교롭게도 롯데와 LG는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은 고향 팀에서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이뤘다"면서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강팀을 만드는 것이 일차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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