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실패 8번, 靑직원 잇단 탈선… 그래도 조국을 감쌌다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8.12.06 03:01 | 수정 2018.12.06 10:47

    文대통령, 조국 수석 재신임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과 관련해 조국 수석에게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사실상 재신임의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이 한목소리로 사퇴 요구를 하는 상황에서도 조 수석을 유임시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여기서 밀리면 집권 3년 차 정국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감반의 추가 비위 의혹이 드러나거나 조 수석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날 경우, 조 수석은 물론이고 문 대통령 리더십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수석은 특감반 비위 의혹 이전에도 계속되는 인사 검증 실패와 청와대의 공직 기강 해이 문제로 야당의 비판을 받아왔다. 작년 6월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이후 지금까지 낙마한 차관급 이상 인사만 8명에 달한다. 최근 조명래 환경부장관 등 8명의 장관급 인사가 국회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것도 부실 검증과 무관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스스로 세운 '공직자 검증 7대 기준'을 제대로 적용했느냐는 논란도 계속돼 왔다. 조 수석이 주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청와대는 조 수석 책임론이 제기될 때마다 "야당의 정치 공세"라거나 "검증 목록에 없던 새로운 사안이 불거졌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음주 폭행,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 운전에 이어 이번 특감반 문제가 불거지자 여권(與圈) 일부에서도 "조 수석이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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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5일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과 관련해 책임론이 제기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해 사실상 유임의 뜻을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작년 5월 11일 청와대 오찬장에 들어서면서 조 수석(왼쪽)을 바라보는 모습. 문 대통령 뒤쪽은 임종석 비서실장. /연합뉴스
    조 수석에 대한 유임 결정은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해외 순방 중에 특감반 문제에 대한 보고를 받은 직후 이미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특감반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조 수석의 잘못이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국내에서 많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한 것도 조 수석 경질이 아니라 청와대의 공직기강 관리 체계 강화 등 보완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문 대통령이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문제에 대한 질문에 거듭 답을 하지 않은 것도 조 수석 유임 결정과 관련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조 수석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다'고 답하면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성과들이 묻힐 것으로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는 조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개인적 신뢰도 영향을 줬다. 조 수석은 대학교수였던 2010년 '진보집권 플랜'이라는 책을 써서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 문 대통령은 며칠 후 책에 대한 감상과 함께 오탈자 및 통계 오류까지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던 2015년 당 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때 조 수석에게 'SOS'를 쳤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줬던 조 수석을 일찌감치 민정수석으로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휴일은 물론 새벽에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조 수석에게 바로 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으로선 민정수석의 조기 교체가 정권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지만 1년 만에 물러났다. 그 이후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했고 퇴임 전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들이 각각 4개월, 5개월 만에 물러난 것과 비교하면 조 수석은 현재 1년 7개월째 장수하고 있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편, 사법개혁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 청와대 개편을 하더라도 조 수석은 교체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수석의 유임이 장기적으로는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조 수석이 기강을 다잡을 수 있겠나.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인사 검증부터 직원들 비리 문제 등 잘못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특감반 비위가 추가로 나오거나 은폐 의혹이 제기되면 정권 차원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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