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위장전입 김상환, 위장전입자에 징역형 선고

조선일보
  • 조백건 기자
    입력 2018.12.06 03:01

    본인과 비슷한 불법행위에 "유죄", 피고인 주혐의 국보법위반은 무죄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수차례 위장전입을 했던 김상환〈사진〉 대법관 후보자가 2012년 위장전입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2)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후보자는 선고 당시 이미 세 차례 위장전입을 했었다. 자기와 같은 불법(위장전입)을 저지른 사람을 형사처벌해 전과자로 만든 것이다.

    김 후보자는 2012년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 재판장이었다. 그해 6월 김모씨가 재판에 넘겨져 형사28부에서 재판을 받았다. 김씨 혐의는 크게 세 가지였다. 주된 혐의는 국가보안법 위반이었다. 김씨는 2010~2011년 북한산(産) 송이버섯을 국내로 들여와 파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요원으로부터 "고공관측 레이더 등 군사 장비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과거 군납(軍納) 관련 일을 했던 김씨는 구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북한이 개입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김씨의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유죄 선고를 내렸다. 김씨는 2005년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실제 거주하는 곳은 외국인데도 그가 대북 사업 시작 직전인 2010년 7월 자신의 주소가 부산 연제구의 한 건물이라고 신고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었다. 김 후보자는 판결문에서 "피고인(김씨)은 주민등록에 관해 거짓의 사실을 신고했다"고 했다. 당시는 김 후보자도 세 차례 주소를 거짓 신고한 뒤였다.

    김 후보자는 1994~1996년 부산지방법원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김 후보자는 당시 본인이 살고 있는 주소를 서울로 신고했다. 1994년 5월 형과 모친이 거주하는 서울 창동의 한 빌라로 전입신고를 했다. 4개월 뒤에는 처 외조모가 있는 서울 압구정동의 아파트로, 이듬해 12월엔 장인이 사는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 살고 있다고 주민등록 신고를 했다. 서울 아파트 청약을 하려고 위장전입을 했다고 한다.

    물론 김 후보자와 김씨의 위장전입은 내용과 동기가 다르다. 김씨의 위장전입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사업상 편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로 법조인은 "어떤 목적이었건 자기 이익을 위해 주소를 허위로 위장했다는 불법의 본질은 같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김씨의 위장전입을 처벌하기 위해 적용한 법조항은 주민등록법 37조 제3호다. 김 후보자의 위장전입이 발각됐다면 그 역시 정확히 이 법 조항의 적용을 받아 형사처벌 됐을 것이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판사가 하면 무죄, 남이 하면 유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자는 또 김씨가 뉴질랜드 시민권자임에도 한국 여권을 발급받아 사용한 여권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에게 징역형을 내린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김 후보자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위장전입을 인정하며 "법관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