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가 존을 좌지우지했다고? 천만에요!

조선일보
  • 윤수정 기자
    입력 2018.12.06 03:01

    존 레넌 전속 사진가 밥&앨런, 한국서 '이매진'展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던 그들… 부부의 누드도 찍었죠"

    "일상은 지극히 평범했어요. 록스타도 사람이니까. 다만 작은 행동에서도 카리스마가 넘쳤죠. 그는 존 레넌이고, 우린 아니니까." 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만난 미국 사진작가 밥 그루엔(73)과 앨런 테넌바움(73)이 웃으며 말했다. 이들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뮤지션으로 불리는 비틀스를 이끌었던 존 레넌의 전속 사진작가였다. 섹스 피스톨즈, 티나 터너, 디지 길레스피 등 유명 뮤지션의 사진을 주로 찍던 밥 그루엔은 1971년 비틀스 해체 직후 미국으로 건너온 존 레넌과 그의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이들의 뉴욕 맨해튼 거처로 유명한 '다코타 아파트'를 드나들며 친분을 쌓았다. 그가 이 건물 옥상에서 찍은 존 레넌의 초상 사진은 앨범 'Walls and Bridge'에 실렸고, 지난 9월 미국 우정공사(USPS)가 발매한 '존 레넌 기념우표'에도 담겼다.

    뉴욕 지역신문의 사진부장으로 키스 해링·앤디 워홀 등 유명 팝아티스트와 일했던 앨런 테넌바움도 여러 차례 존과 요코를 촬영했다. 그는 "대부분 요코가 촬영 방향을 결정하고 모든 사진을 직접 골랐다. 까다로웠지만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한번은 침실처럼 꾸며놓은 지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어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요코가 먼저 기모노를 벗고 존의 옷까지 벗긴 뒤 사랑을 나누는 포즈를 취했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들의 누드 촬영을 가까이서 하는 건 정말이지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이매진 존 레논’ 전시에 내걸 작품을 든 사진작가 앨런 테넌바움(왼쪽)과 밥 그루엔. 존-요코 부부의 운명적 관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매진 존 레논’ 전시에 내걸 작품을 든 사진작가 앨런 테넌바움(왼쪽)과 밥 그루엔. 존-요코 부부의 운명적 관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태경 기자

    밥은 "존은 때때로 장난처럼 '예, 엄마(Yes, Mother)!'라면서 요코의 부탁을 대부분 들어줬다. 특히 복잡한 비즈니스는 전부 요코에게 맡겼다"고 했다. 하지만 요코가 존을 좌지우지했다는 평에 대해서는 "누구도 존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폴 매카트니와 존을 동시에 만난 적도 있어요. 요코 때문에 사이가 나빠졌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그저 친한 친구였죠. 두 사람의 변호사는 안 친해 보였지만, 하하!"

    두 작가는 "1980년 12월 8일 존 레넌이 하와이 출신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에게 살해당한 날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밥은 "바로 3일 전 존이 준비하던 새 앨범 사진 촬영을 했다. 존은 당시 발매한 '더블 판타지'에서 요코가 평단에게 처음 욕이 아닌 칭찬을 받은 것에 흥분해 있었다"고 말했다. "저에게 1월에 새 앨범 녹음을 마치니 3월에 월드투어를 가자고 했죠. 파리 맛집 투어, 도쿄 쇼핑 등 계획까지 세우며 설레했는데…. 'DEAD(죽음)'가 네 글자로 된 영어 단어 중 가장 나쁜 말이란 걸 절감한 날이었죠."

    밥과 앨런은 6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매진 존레논' 전시에 자신들이 찍은 존과 요코의 모습을 내건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인증한 340여 점의 존 레넌 유품과 존이 그린 판화, '이매진'을 작곡할 때 썼던 피아노와 함께 선보인다. "존과 요코가 늘 말했던 '사랑'과 '평화'가 전달됐으면 해요. 그런 메시지를 전파하는 삶의 일부로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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