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당 차원에서 박근혜 탄핵 재조명해야"

입력 2018.12.05 19:00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나서는 유기준 의원 인터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유기준(4선·부산 서동) 의원은 4일 보수통합의 방법론으로 거론되는 반문(반문재인)연대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는 명분이 약하다. 당대당 합당이나 야권통합이라는 명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야권 공조는 필요하지만, 보수통합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폐해가 커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수통합이 다른 야당 입장에서는 의원 빼내기로 볼 가능성이 있다"며 "야권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끝장토론을 하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지금 굳이 공론화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며 "국민들은 당의 혁신과 미래를 보고 많은 말씀을 주신다. 현재는 당 소속 의원들이 뭉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멀지 않은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당 차원의 조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재조명 작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멀지 않은 시점이 내 임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당 분열의 상흔을 치유해 한국당 의원들의 단결과 화합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연찬회와 같은 활동을 통해 의원끼리 끈적한 팀워크를 만드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했다. 이어 "두번째 목표는 국민의 머릿속에 한국당이 차기 수권정당·대안정당으로서 모습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친박(친박근혜)계 원내대표 후보로 평가받는 데 대해선 "한국당에는 계파가 없고 과거의 흔적일 뿐"이라며 "원내대표가 되면 계파정치를 하는 의원들은 징계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유기준 의원이 4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출마의 계기가 있다면.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많이 했다가 실망하고 있다. 경제 부문에서는, 생소한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에 타격을 줘서 고용이 어려워졌다. 안보 분야에서도 북한 비핵화가 한 발짝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북한에 무한 애정 공세를 보내는 것에 대해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당이 제1야당의 선명성으로 견제·감시·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갖춰야 하는데, 국민은 아직 한국당이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지만, 우리 당의 지지율은 고착화됐다. 당의 모습을 바꾸지 않으면 국민에게 사랑받기 어렵다.
저는 4선 중진이자 해양수산부 장관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다. 경험과 경륜을 살리고 능력을 발휘해서 당을 잘 이끌겠다. 현재 당 상황은 달도 뜨지 않은 그믐인데, (임기 후에는) 적어도 여명은 만들어놓을 것이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은.
"분열의 상흔을 치유해 한국당 의원들의 단결과 화합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보니 한국당 의원끼리도 서로를 잘 모르더라. 그것은 한국당 의원들끼리 스킨십을 다지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의논할 자리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연찬회와 같은 활동을 통해 의원끼리 끈적한 팀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두번째로는 국민의 머릿속에 한국당이 차기 수권정당·대안 정당으로서 모습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리더십 부재가 당 위기의 원인 중 하나다.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하는데, 국민이나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앞서는 분들이 아직 한국당 입당 여부나 전대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체제가 정비되면 그분들도 적극적으로 출마를 고려할 것이다. 한국당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필요한 사람들을 활발히 영입하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친박근혜) 후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의원들을 만나보니 저를 ‘친박’이라고 일컫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친박이라는 사람이 없는데 무슨 친박인가. 그것은 관성적인 과거의 용어이자 현실에 맞지 않는 분석이다. 당이 어려울 때도 당을 지켰던 ‘사수파’나 ‘복당파’ 정도는 그간 행적을 반영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당 내 계파는 거의 해체됐다. 복당파 중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했던 분 중에서도 저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있다."

‒출마 선언에서 ‘계파정치를 징계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계파정치를 없앨 수 있을까.

"‘계파 정치’란 어느 계보의 수장이 지시하면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지시에 따라 해당(害黨) 행위를 하거나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한국당에는 그런 측면에서 계파가 없고 과거의 흔적일 뿐이다. 친박·비박·친홍(친홍준표)이 있다면, 과거의 박물관으로 보내줘야 한다. 만일 계파의 수장이 있는데, 그가 지시한다고 물불 가리지 않고 따르며 국가와 당의 진로에 방해가 된다면 징계할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의 판세를 어떻게 보는가.

"이번 경선이야말로 계파 논란을 종식하고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능력 위주의 인물을 뽑아야 한다. 친박·비박은 실체가 없는 풍문이고 대다수 의원도 공감하지 않는다. 계파가 다 해체됐으니 오로지 인물론에 의해 선거해야 한다. 복당파나 탄핵찬성파에서도 저를 지지하는데, 정치 여정과 경력에 기반해 누가 우리 당의 미래를 끌어갈 수 있는지 봐야한다. 많은 의원이 저에게 공감하면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래서 요즘 제가 고무됐고 신났다."

‒친박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와 단일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나 의원과 저는 그간의 행적이나 경력에 교집합이 없다. 교집합 없이 인위적으로 단일화한다면 통합 효과보다 파열음이 더 커질 것이다."

‒한국당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해 토론하자는 주장이 있다.

"한국당은 누구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책임이 있다. 제가 당선된다면 이에 대해 멀지 않은 시점에 탄핵 사태에 대해 재조명을 할 것이다. 종합적 정리와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굳이 공론화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현재는 당 소속 의원들이 뭉치는 게 중요하고, 당원과 국민도 아마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김지호 기자
‒보수 대통합의 외연은 어디까지라고 보는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기 위해서는 종잇장이라도 함께 갖고 들어오는 게 맞다. 하지만 이를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폐해가 더 커진다. 다른 야당 입장에서도 의원 빼내기로 볼 가능성이 있다. 야권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보수 대통합을 하려면 국민의 공감을 얻어 당대당이나 야권통합이라는 명제로 접근해야 한다. ‘반문(반문재인)연대 빅텐트’도 어찌 보면 일리 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명분이 약하다. (반문연대는) 한시적으로 성공할 수는 있어도 그 후의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명분으로 뭉치는 게 낫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비대위란 원래 한시적으로 당을 운영하면서, 전대를 준비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출범한다. 그런데 현재 비대위는 어찌 보면 범위를 넘어서서 당협위원장을 교체한다는 등 조강특위의 결정에 정무적인 판단을 한다는 등 그 권한을 너무 많이 초과하고 있다.
당 지지율을 보면 당을 운영하면서 그 정책도 사랑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데도 당 지지율이 그만큼 상승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당의 메시지가 국민에게 옳게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는 메신저가 불통·불량이기 때문에 메신저도 교체하고 메시지도 바꿔서 내야 한다.
어차피 내년 2월에 전대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 (새 지도부가) 다시 당을 바꿀 수 있다. 김 비대위원장 체제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당내 현안인 ‘당원권 정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당원권은 모두 정지하거나 모두 정지 상태를 풀거나 해야 한다. 당헌·당규상 검찰의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는데, 이는 무죄 추정의 법리에 맞지 않은 규정이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는 야당 의원으로서 억울한 점도 있을 것이다. 또 당원권 정지가 누구에게는 적용되고 누구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공정성의 문제도 있다. 총력을 다해서 대여(對與)투쟁하고 팀워크를 짜기도 모자란 데, 화합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당규 개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비대위가 빠른 결정을 통해 조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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