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 논의 6개월 허송… 年內입법 끝내 무산

조선일보
  • 선정민 기자
    입력 2018.12.05 03:34

    민주당 "경사노위 논의 지켜보자" 상임위 논의 자체를 거부
    한국당 "與·野·政 합의 뒤집어 정부와 민주당이 책임져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연내 입법이 4일 사실상 무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며 국회 소관 상임위의 논의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로가 법제화된 후 지난 6개월의 계도 기간을 허송세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환노위가 파행하면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등 일자리 관련 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국회 환노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회견을 열어 "오늘 환노위는 고용노동소위원회를 개최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함께 논의하고자 민주당에 법안 논의를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불참해 최종 파행됐다"고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의 '연내 처리' 합의가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며 "정부·여당의 국민 배신이자 독선적 국정 운영"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환노위 간사도 "탄력근로제 입법 없이는 고용노동부 소관 법안 심사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탄력근로제 입법에 합의했고, 지난달 21일에는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만나 '연내'라고 법처리 시한을 못 박았다. 그러나 여야 합의 다음 날 문 대통령이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면 국회도 그 결과를 기다려 줄 것"이라며 입법 연기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민주당도 연내 입법 방침을 철회했다.

    한국당 임이자 환노위 간사는 본지 통화에서 "탄력근로제 합의를 뒤집어서 발생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민주당에 있다"며 "(환노위 파행으로) 연말에 일몰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지 못하면 공공기관 청년 의무 고용의 법적 근거가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 청년 채용 비율을 3% 이상으로 규정한 특별법이 연말에 효력을 상실하면 청년 고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환노위 의원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先)처리를 요구하는 한국당의 반대로 (소위 회의가) 무산됐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청년고용촉진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즉각 고용노동소위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한정애 환노위 간사는 본지 통화에서 "법안 소위 날짜를 잡은 이후에 야당이 탄력근로제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해 회의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는 노사(勞使) 합의로 주 52시간제를 일정 단위기간 내에서 총량 관리하는 제도다. 현행 '3개월 이내'인 단위기간을 최소 '6개월 이내' 등으로 연장하는 데 여야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경사노위의 합의를 기다리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들은 "정부의 6개월 계도 기간이 종료되면 기업인들이 범법자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연내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IT업종이나 계절적 변동에 따른 산업에서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현재도 '3개월 이내'에서 노사 합의로 기간을 조정할 수 있고, 21개 특례 제외 업종은 주 52시간 자체가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등 과도한 염려는 불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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