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평양 공장들, 중국이 투자해 재가동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8.12.05 03:28

    中 대북제재 곳곳서 구멍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도 높게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북·중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무역 거래가 이뤄지고 평양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해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단둥 통해 北 철광석 밀수출

    최근 북·중 국경 도시인 단둥(丹東) 세관을 통해 대북 제재 품목인 북한 철광석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RFA는 중국 단둥의 북중 무역 종사자를 인용해 "중국의 대형 화물 트럭들이 북한산 철광석을 옮기는 데 활용되고 있다"며 "희토류도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했다. 이들은 철광석을 50㎏짜리 포대에 담아 중국 트럭에 숨겨 세관을 통과하는 방법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2371호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철·철광석 수출은 전면 금지돼 있다.

    北中접경 신의주 건설계획 살펴보는 김정은
    北中접경 신의주 건설계획 살펴보는 김정은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북·중 접경 지역인 신의주를 찾아 수행 간부들과 함께‘신의주시 건설 총계획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미국과 유엔 안보리 주도의 고강도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중 접경 지역에선 대규모 무역 거래가 이뤄지는 등 중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RFA는 또 꽃게·조개·말린명태 등 북한산 수산물도 단둥의 '동항황해수산품 별발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산 수산물 역시 결의 2371호에 따라 수출이 금지돼 있다. 북중 무역상들은 서해 상에서 수산물을 실은 북한 배와 식량·생필품을 실은 중국 배를 바꿔치기하는 이른바 '배치기'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연구 민간 단체인 카스컨설턴시에 따르면 북 수산물은 북한에 등록된 중국 선박을 통해 단둥으로 밀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수출 금지 품목인 북한산 섬유 가공 제품도 밀반입되고 있다고 한다. RFA는 "북한 화물차들이 단둥으로 나왔다 들어갈 때마다 기름통을 가득 채워서 돌아간다"고 했다.

    앞서 미국 의회 산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지난달 발표한 '2018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동북부의 일터로 복귀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움직임 등을 거론하며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북한의 사치품 구입액은 6억4078만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제재 이행에 소극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김정은의 3차례 중국 방문 이후 중국 당국의 제재 단속이 눈에 띄게 느슨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평양 만경대 공장, 중국 투자로 재가동

    1990년대 경제난으로 가동을 멈춘 평양시 만경대 구역 소재 공장들도 최근 중국의 투자로 재가동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만경대 구역 광복 거리에 있는 평양 금강회사는 지난 10월 중국 선양(瀋陽)의 화금양 무역회사와 합작·투자 관련 MOU를 체결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또 평양 만경대 트랙터 공장도 최근 중국 기업의 투자로 생산 정상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통은 "1998년부터 거의 가동을 멈춘 이 공장에 최근 중국 기업이 투자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만경대 닭공장, 만경대 김치 공장, 체육촌과 식당에도 중국 자본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무역회사 상당수는 부도 직전의 자금난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북한에서 받아야 할 외상 수출 대금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이를 회수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군 원로인 김철만(98)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전날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철만은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으며 제2경제위원장을 지내며 군수 분야를 총괄했다. 김철만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장의위원장'을 맡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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