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맨', 무역전쟁 美 대표로

입력 2018.12.05 03:01

對中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임명
中과 협상서 강한 압박 이어질듯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중 무역 전쟁 협상 미국 측 대표에 대중(對中)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사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임명됐다.

지난 7월 무역 전쟁 발발 이후 협상을 총괄했던 온건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후선으로 밀렸다. 라이트하이저의 전면 부상은 향후 이어질 중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의 강공을 예고한다.

미·중 정상은 지난 1일 더 이상 추가 관세 부과를 하지 않고 90일 동안 협상하는 데 합의했지만 조건부 휴전이었다. 미국은 그의 임명을 중국 측에 통보했고, 중국은 강경파의 전면 배치에 크게 동요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오대호 연안 항구 도시 애슈터뷸라 출신이다. 미국산 철강 수출항으로 번창했던 애슈터뷸라는 자유무역이 본격화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미국 제조업 몰락'을 직접 목격하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3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 USTR 부대표를 지내며 '보호무역 전사(戰士)'로 이름을 날렸다.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일본 측이 불만스러운 협상안을 제시하자 협상안 문서를 그대로 종이비행기로 접어 일본 측 대표에게 날려 버리기도 했다. 그 뒤 일본은 그를 '미사일맨(missile man)'이라고 부른다.

관직에서 물러난 뒤 그는 미국 최대 철강 회사인 US스틸을 변호해 중국을 상대로 한 철강 분야 반덤핑 제소를 담당했다. 2008년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자유무역이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에 대해 "일상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상아탑 논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내각에 컴백한 뒤에도 강경 기조를 꺾지 않았다. 평소 "중국은 계속 우리(미국)를 이용해 먹었다. 이제는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라이트하이저 못지않은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미 공영 라디오 NPR에서 "라이트하이저는 USTR에서 가장 터프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미 지난 미·중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굴욕적일 정도로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1일 미·중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세부적인 내용까지 관여했다. 이는 국가 정상에게는 꽤 이례적인 것"이라며 "우리는 시 주석이 이렇게 몸소 나서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칼럼에서 "미국은 중국산 물품에 당초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90일 유예하는 것 외에 양보한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WSJ는 라이트하이저의 전면 부상에 대해 "미국 제안을 따르든 관세 폭탄을 맞든 중국이 양단간에 결단하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매파와 비둘기파의 힘겨루기는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므누신은 경제 매체 CNBC 인터뷰에서 "협상을 최종적으로 이끄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고, 라이트하이저는 대통령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라이트하이저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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