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MI6 수장 “중국으로 세계의 균형 기울고 있다”

입력 2018.12.04 09:39 | 수정 2018.12.04 10:37

영국 정보기관 해외정보국(MI6)의 수장인 알렉스 영거<사진> 국장은 세계의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중국 경계론을 펼쳤다. 현재 영국과 서방 국가에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지만, 5G(5세대 이동통신) 등 중국의 신기술 선점이 앞으로는 안보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란 게 그의 평가다.

영거 국장은 2일(현지 시각) MI6 요원 채용을 위한 공개 설명회에서 "기본적으로 권력, 돈, 정치가 동쪽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게 우리가 적응해야 할 정치 현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 초 상용화를 앞둔 중국 5G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언급하며 "영국의 미래 안보를 위해 영국 내부에서 당장 더 많은 토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신기술 지배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언한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과거 중국의 조악하고 값싼 물건을 상징했으나, 시 주석은 인공지능(AI), 유전자 편집, 스마트 통신 등 미래 핵심 기술을 중국이 수십 년 안에 모두 지배하겠다는 의미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를 선언했다.

MI6 본부 건물 /조선DB
영거 국장은 "이게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취임 4년 차를 맞은 영거 국장이 공개 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공식석상에서 영국이 전 세계에서 마주한 위협 요인을 주제로 한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영구적 대치 상태에 있는 ‘적’과 맞서려면 전통적인 스파이 책략과 사이버 기반의 현대적 접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에 더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트위터 반복작업 프로그램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행위 등을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영거 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4세대 스파이 활동이 요구된다"면서 "이는 가속화된 혁신과 새로운 동반자 관계, 다양성을 결집하고 젊은층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사고방식 등에 인적자원 기반의 전통적 기법을 접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AI 시대가 되더라도 인간 지능은 중요하며 휴민트(인적 정보 활동)의 중요성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영거 국장은 현재 국가 차원의 적으로는 유일하게 러시아를 지목했다. 그는 "러시아든, 우리 삶을 전복시킬 의도를 가진 어떤 다른 국가든, 우리와 동맹국이 가진 결의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유럽에 꼭 필요한 안보 연대를 위해 MI6가 EU의 유관 기관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해외 이슬람 세력이 주도하는 공격을 차단하는 데도 MI6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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