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시 죽음, 내 외교 업적에 찬물 끼얹어"

조선일보
  • 김정훈 기자
    입력 2018.12.04 03:00

    美中협상 결과 묻히자 볼멘소리

    1일(현지 시각)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갑자기 전날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는 "우리는 정말 훌륭하고 위대한 대통령을 잃었다. 그게 정말 그것(미·중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중 정상회담 후 예정돼 있었던 기자회견을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 이후로 미룰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트럼프의 '찬물' 발언에서 자신의 '눈부신' 외교 활동이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밀렸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드러났다고 미 언론은 꼬집었다. TV 인기 리얼리티쇼 진행자이기도 했던 트럼프는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6월 열린 미·북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마치 리얼리티쇼 예고편 보여주듯 조금씩 흘려 시청률을 높였다. 트위터에 '채널 고정(Stay tuned!)'이라고 써 억류된 미국인 인질 석방과 같은 주요 이벤트를 예고하기도 했다. 외교(diplomacy)와 오락(entertainment) 두 단어를 합성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 외교쇼)'라는 말이 트럼프 때문에 유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번엔 '찬물' 발언에서 멈췄다. 부시 장례식 당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하고, 직접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간 국제회의 때마다 자극적인 언사로 논란을 빚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G20 회의에선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대선 후보 시절 부시의 세금 정책을 신랄하게 비꼬았고, 이에 공화당원인 부시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아닌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던 악연을 생각하면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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