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600명꼴 파업… 한국 근로손실 일본의 600배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8.12.04 03:00

    대기업 노조 대규모·장기 파업 탓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주요국 가운데 파업을 가장 많이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가입된 비율이 10%로 주요국보다 낮음에도 파업이 많다는 것은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대화와 타협보다 투쟁과 대립에 기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3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8년 해외 노동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리나라에서 파업에 따라 발생한 근로 손실 일수는 203만4000일로 집계됐다. 근로 손실 일수는 파업 참가자 수에 파업 기간을 곱한 값이다. 단순히 파업 건수를 세는 것보다 규모·기간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하루 평균 5600명 정도가 파업을 벌인 셈이다. 노동연구원이 주요국 정부와 국제노동기구(ILO) 자료 등을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 근로 손실 일수는 2016년 비교 대상 9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일본은 2016년 근로 손실 일수가 3000일에 그쳐 우리의 0.14%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파업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다. 2016년에는 파업 120건으로 스페인(641건), 호주(259건) 등에 비해 적었다. 그런데도 이처럼 근로 손실 일수가 훨씬 많은 까닭은 주로 대기업 노조에서 대규모로 장기간 파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에도 근로 손실 일수(203만4000일)가 전년(44만7000일)보다 5배 가까이 폭증한 것 역시 현대·기아차노조가 20여 차례 파업에 들어가고, 철도노조가 74일 장기 파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마다 '노동쟁의'라고 집계하는 기준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8시간 이상 작업을 멈추면 노사 분규로 보지만, 핀란드는 1시간만 넘겨도 그렇게 집계한다. 호주는 근로 손실 일수가 10일을 넘겨야만 노사 분규로 본다. 그렇더라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경영자 설문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국가 경쟁력 순위 자료에서도 우리나라 노사 관계 협력 수준은 140개국 중 124위로 평가됐다. 어느 자료를 보든 우리나라 노사 관계가 대립적이다.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투쟁을 통해 임금 인상을 쟁취하는 '전투적 경제주의' 노선"이라고 진단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