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질문 봉쇄, 與는 조국 응원

조선일보
입력 2018.12.04 03:19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뉴질랜드로 가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간담회는 외교 문제만 다루겠다"며 답을 피했다. 국내 문제에 대한 질문에 외교 문제로 답하는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도중 국내에서는 청와대 특감반원들의 비위가 드러나면서 특감반 전원이 교체됐다. 전례 없는 사태다. 특감반원들이 평일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청와대는 가타부타 분명한 설명을 않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청와대 특감반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그 책임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그런 만큼 모처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국민이 제일 알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묻는 것은 당연하다. 그게 언론의 의무이자 존재 이유다. 1998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했을 때 미국 언론은 한·미 관계 대신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대해서 질문을 퍼부었다. 당시 미국 국민이 제일 관심을 갖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일일이 질문에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정도가 아니라 국내 현안 질문이 나올 때마다 "외교 문제만 물으라"면서 면박을 주듯 잘랐다. 언론과의 만남을 국민 궁금증 해소가 아니라 홍보 기회로만 여기는 듯하다. 대부분 역대 대통령이 이런 식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랬던 문 대통령이 거북하고 불편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거부하고 역정을 내기까지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태도 때문인지 이날부터 민주당은 일제히 특감반 비위 사태의 지휘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구하기에 나섰다고 한다. 대표는 이 문제가 별일 아니라는 식이고, 의원들은 SNS에 조 수석 응원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 막히는 불통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前)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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