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로 마비된 '戰時 청와대' 지휘망

조선일보
  • 양승식 기자
    입력 2018.12.03 03:00 | 수정 2018.12.03 09:39

    남태령 벙커-靑-국정원 회선 불통, 한미 연합사와 연결망도 두절
    유사시 대체 백업 통신망 없는 듯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의 영향으로 전시(戰時) 지휘소인 남태령 벙커에서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연결하는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회선과 군사정보통합시스템(MIMS), 국방망 등 수십 개의 군 통신망이 불통됐다가 43시간 만에 복구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남태령 벙커는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사실상의 '전시 청와대'이고, 이곳에서 우리 군을 지휘·통제하는 체계가 KJCCS와 MIMS다. 통신회사 지사 한 곳의 화재로 우리 군의 주요 신경망이 일부 끊겨버린 셈이다. 하지만 군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군 통신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처럼 설명해 왔다. 더구나 화재 시 사용할 비상 연결망도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남태령과 연합사 간의 KJCCS 회선이 불통된 것을 비롯해 MIMS와 국방망, 화상회의망 등에서 총 4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수도방위사령부와 예하 경비단 등을 잇는 5개의 KJCCS망이 끊겼고, 남태령 벙커와 청와대·국정원 등을 연결하는 MIMS망 4개도 두절됐다. 국방부와 외부 관계기관을 연결하는 국방망도 14개 회선이 피해를 입었다.

    군은 고장 난 통신망을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26일 오전 7시에야 모두 복구했다. 국방부는 당초 KT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하자 "국방부 청사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전화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군 내부망은 KT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작전 대비 태세에는 차질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통신회사 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가 처음 발표와는 달리 광범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이번 화재의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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