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족 배신자 최후 알 것” 태영호 집단협박한 ‘백두수호대’

입력 2018.11.30 14:00 | 수정 2018.11.30 16:53

종북성향 단체회원들, 태영호 협박 전화·이메일
"민족 배신자 최후 알고 있을 것. 가만히 있으라"

"민족 배신자의 최후가 어떤지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할 목적으로 최근 결성된 단체인 백두수호대가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에게 집단적으로 협박성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건 후 이를 공개했다. 이들은 태 전 공사에게 ‘마지막 경고’ ‘배신자의 최후’ ‘반(反)국가활동’ 등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일제히 보냈다. 또 태 전 공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더 이상 강의나 방송에 출연하지 말라"고 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조선일보DB
백두수호대는 지난 29일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회원들이 태 전 공사에게 보낸 5건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백두수호대 한 회원은 "북한 외교관으로 일하던 당신이 지금은 북한에 대한 비방 방송을 하고 남북관계를 망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을 보니 울화가 치민다"고 썼다.

이어 "민족의 배신자인 주제에 어디서 이래라 저래라 떠들고 다니느냐. 당신은 민족 배신자의 최후가 어떤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메일 끝에는"가만히 있으라. 마지막 경고"라고 덧붙였다.

다른 회원은 탈북(脫北)한 태 전 공사에게 "나를 북한에 보내달라"고 조롱했다. 태 전 공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종북주의자들은)북한에 가서 한 주일 정도만 살아보면 좋겠다 그들은 자유롭게 표현하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좋은지 알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 회원은 태 전 공사에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

"북에서 일주일만 살아보라고요? 그럼 한 번 보내주세요. 저랑 같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생, 국민들, 강제 탈북자 분들 모두. 아직 세상을 모르는 어린이 같은 태영호씨, 한반도의 자주통일에 방해되는 행위를 더 이상 하면 안돼요. 경고합니다. 지금 당신이 하는 행동은 지금(문재인) 정부의 뜻에 반하는 반 국가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백두수호대’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반통일세력 공개경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두수호대 회원들은 "한국보다 차라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게 노력하는 북한이 낫다" "태영호씨가 얼마나 더 발악할지 기대된다" "자주통일을 방해 말라. 경고한다"는 이메일을 일제히 써서 보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태 전 공사 측에 ‘협박 전화’를 거는 동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태 전 공사 사무실에 전화 걸어 직원에게 "태영호씨 반통일적 행동 멈추고, 더 이상 강의나 방송하지 말고, 온 국민이 통일을 원하는데 거짓 선동 하지 마시라고 전해달라"고 말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태 전 공사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태 전 공사 측은 "백두수호대로부터 그런 전화가 온 사실이 있다"면서도 "태 전 공사가 협박 이메일을 읽었는지, 읽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은 밝히기가 곤란하다"고 전했다.

백두수호대가 제작한 서울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수배 전단지./ 백두수호대 페이스북
경찰 관계자는 "여러명이 집단적으로 특정 개인에게 ‘경고한다’ ‘최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등의 이메일을 보낸다면 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종북성향의 백두수호대는 지난 21일 결성됐다. 정식명칭은 ‘’서울 남북정상회담 방해세력 제압 실천단 백두수호대’다. 결성 당시 이들은 "평화 통일을 가로막는 이들을 제압하고, 분단적폐세력을 쓸어내겠다. 새 시대의 반민특위 전사가 되겠다"고 예고했다. 또 "통일을 막는 세력,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강력히 제압해 방해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들은 ‘서울정상회담 방해세력’ 수배지를 만들어 뿌렸다. 여기에는 태 전 공사를 비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태 전 공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인지연 대한애국당 대변인이 포함됐다. 집단으로는 ‘태극기 부대’가 유일하게 방해세력으로 꼽혔다.

백두수호대는 수배지에 "위 사람들을 보면 연락 달라. 백두수호대가 (태 전 공사 등을)찾아가서 담판 짓겠다"고 썼다. 회원들이 이 수배지를 서울 지하철역 인근 전봇대·건물 외벽에 붙이거나,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줬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