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년 협력사'의 배신… 엣지기술 中에 팔아넘겨

입력 2018.11.30 03:02

6년간 1500억 들여 개발한 국가핵심기술, 155억 받고 위장 수출
대표 등 3명 구속… 협력사 측 "그 기술은 자체 개발한 것" 반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곡면(曲面) 화면인 '엣지 패널'의 핵심 기술을 중국 업체에 넘긴 혐의로 협력 업체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6년간 15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을 155억원을 받고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업체는 매출액 1조1384억원(작년 12월 기준)에 이르는 회사로 삼성의 자동화 설비 제작을 도맡다시피 하는 등 삼성과 30여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검찰은 "업체가 올 들어 매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중국 업체에 먼저 접근해 기술이전을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인권·첨단범죄전담부(김욱준 부장검사)는 '산업 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A사 대표 방모(50)씨와 설계팀장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직원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방씨 등은 올해 4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은 '플렉서블 OLED 패널 3D 래미네이션' 관련 설비 사양서, 패널 도면 등을 자신들이 설립한 위장 업체인 B사에 유출한 뒤 일부 자료를 중국 업체 2곳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5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자료와 도면 등으로 B사에서 3D 래미네이션 설비 24대를 제작해 중국 업체에 16대를 수출하고 8대를 수출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삼성 커브드엣지 기술 유출 범행구조도

A씨 등이 유출한 기술은 스마트폰의 화면 모서리를 둥근 형태로 구현하는 '엣지 패널' 관련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6년 동안 엔지니어 38명, 1500억원 상당을 투자해 개발했다. A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비밀 유지 계약을 체결하고 엣지 패널을 제작하는 자동화 설비를 만들어 독점 납품해왔다. 해당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에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어 수출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방씨 등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동일한 설비를 중국에 수출하면 기술이 유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장 수출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를 불법 수입한 중국 회사들은 따로 개발하지 않고도 삼성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 방씨는 형수 명의로 위장 기업인 B사를 설립하고 A사 전무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수사기관에 노출되지 않도록 B사의 등기부상 소재지를 빈 공장에 두고 위장 간판을 단 공장에서 설비를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 측은 검찰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A사 관계자는 "문제가 된 기술은 자체 개발한 기술이며, 국가 핵심 기술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법원이 방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국가 핵심 기술로 판단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검찰은 방씨 등이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 수익금 전액에 대해 환수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출된 삼성 기술은… 4년전 갤노트4 출시때 개발]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업체 A사가 중국 기업들에 유출한 기술은 스마트폰의 양 측면에 휜 엣지 디스플레이 화면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얇은 필름 형태이기 때문에 패널 자체를 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 제품에 탑재할 때는 필름 형태의 패널 위에 보호 유리를 빈틈없이 완벽하게 붙여야 하는데, 이 접착 공정이 엣지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이다. 접착 공정에서 화면에 가해지는 힘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패널과 유리 사이에 빈틈이 생겨 터치감을 떨어뜨리거나 유리가 깨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4년 갤럭시노트4 엣지 출시 당시 이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이후 A사에 기술을 구현하는 설계도를 제공해 장비를 위탁 생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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