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또 한번의 외교참사?

입력 2018.11.29 18:03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각) 체코 공화국을 방문해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부재중인 가운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만나 우리 기업의 체코 원전사업 진출 등을 논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과 바비치 총리의 만남이 ‘정상회담'인지 여부를 놓고 혼란이 있었다.

"바비시 총리가 곧 물러난다고 하는데 총리와의 회담은 의미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을 두고 "또 한번의 외교참사가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①대통령이 아닌 총리를 만나서 뭐하나?

체코 헌법에는 대통령(the President of the Republic)과 총리(the Prime Minister)가 모두 등장한다.

직선으로 선출되는 체코 대통령은 총리와 각료를 지명하거나 소환할 권한을 갖고 있고,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며 조약 등을 협상하고 비준할 권한, 군에 대한 통수권을 갖고 있다.

체코 총리는 정부 활동을 조직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등 실질적인 정부의 책임자 역할을 한다. 총리는 대통령에게 제안하는 형식으로 각료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권도 갖고 있다. 대통령의 각료 임명은 총리의 제청을 받아야 한다. 우리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원전사업에 있어서도 바비시 총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대한민국 헌법의 대통령과 국무총리과 각각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체코 집권당을 장악한 총리의 위상은 우리나라 국무총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높다.

결국 문 대통령과 바비시 총리와의 만남은 정상회담이다.

체코가 ‘대통령제를 가미한 의원내각제’ 국가라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비시 총리와의 만남을 ‘회담’이라고 했다가 ‘면담’이라고 수정한 뒤 다시 ‘정상회담'이라고 정정하면서 혼란이 야기된 측면이 있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라 혼란은 더 컸다.

청와대는 바비시 총리와의 만남에 대한 명칭을 놓고 오락가락 한 것은 실무자 실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래부터 회담이었고, 일부 실무자의 실수로 '면담'이라는 오기(誤記)가 있었다"고 했다.

또 제만 대통령의 국외 출장은 사전에 예정된 이스라엘 국빈 방문으로 인한 것이다. 제만 대통령은 이에 문 대통령에게 전한 친서를 통해 "대통령님께서 체코를 방문해 주신 것을 멀리서나마 환영한다"며 "대통령님의 프라하 방문 기간 중 제가 이스라엘을 국빈 방문하게 되어 이번에 대통령님을 직접 만나 뵙고 작년 9월 유엔 총회 계기에 나누었던 논의를 계속할 수 없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②바비시 총리는 곧 물러난다는데?

바비시 총리 등 주요 내각 구성원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ANO, CSSD)을 이끌고 있다. 지난 7월 12일 현재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ANO(긍정의당)당 소속 하원의원은 78인, 하마첵 제1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이 이끄는 CSSD(사회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15인이다. 200명으로 구성된 4년 임기의 하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숫자다.

이 때문에 제만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바비시 총리가 제출한 연립정부 내각구성안에 따라 신임내각을 임명했고, 이 안은 연립정부를 구성한 두 정당과 이들의 연정을 찬성한 공산당(KSCM)의 지지를 받아 지난 7월 12일 하원 의원 105명의 지지로 하원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다만 바비시 총리와 연립정부는 원내 지지세가 약한데다, 기업인 출신 바비시 총리의 개성 때문에 야권의 공격에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야권이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해 지난 23일 불신임안이 의회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다만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바비시 총리가 당장 실각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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