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프로축구 경기도 중 광주FC의 미드필더 이승모(20)가 상대 선수와 공중볼 다툼을 하던 중 목을 다쳐 의식을 잃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주심과 의료진의 발빠른 대처로 이승모는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사고는 지난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대전 시티즌의 2018 K리그2(2부) 준플레이오프 경기 초반에 일어났다.
전반 2분 40초쯤 이승모가 대전 진영으로 공격을 위해 달려가던 중 상대팀 선수와 공중볼 다툼을 하다 갑자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가장 먼저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이승모는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김희곤 주심은 이승모가 쓰러지자마자 빠르게 이승모의 입을 열고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의무진도 황급히 달려와 흉부를 압박하며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실시했다. 광주FC 동료들도 이승모의 다리를 마사지하며 혈액순환을 도왔다. 신속한 조치 덕분에 이승모는 4분여 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승모는 경추(목뼈) 부위에 실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이승모의 의식이 다행히 돌아왔고,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 촬영 등의 정밀검진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축구팬 사이에선 "김희곤 주심과 의무진의 빠른 대처가 이승모를 살렸다"는 칭찬의 목소리가 나왔다. 뇌가 산소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인 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골든타임'을 지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축구연맹은 매년 열리는 심판 동계훈련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승모의 사고 소식에 2000년 경기 도중 쓰러진 뒤 세상을 떠난 프로야구 롯데 고(故) 임수혁도 회자되고 있다. 임수혁은 경기 도중 심장 내 혈관이 두꺼워진 근육으로 막혀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는 '비후성심근증'으로 실신했다. 하지만 그는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고 병원으로 옮겨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하던 임수혁은 지난 2010년 2월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