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의 최규성 태양광 스캔들 곳곳에 널렸다

조선일보
입력 2018.11.28 03:19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7일 사퇴했다. 그는 올 2월 농어촌공사 사장 부임 넉 달 전까지 태양광 관련 업체 대표를 맡았고, 최 사장의 아들과 그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보좌관 등이 현재 이 업체의 대표이사와 이사다. 농어촌공사는 태양광과는 관련도 없는 기관이다. 그런데 최 사장은 농어촌공사를 맡자마자 무려 7조500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전국 3400곳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을 깔겠다고 했다. 가동률이 15%도 안 되는 태양광을 한다고 환경과 경관을 도외시했다. 당연히 지자체가 반대할 수밖에 없다. 최 사장은 수상 태양광 설치 실적이 저조하자 환경영향평가, 지자체 개발행위허가 등 법적 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까지 했다. 1년 걸리는 태양광 설치 기간을 줄이기 위해 '개발허가가 필요 없다는 국토교통부 유권해석을 받으면 성공보수를 주겠다'며 민변 출신 변호사에게 착수금 1000만원을 주고 성공보수 4000만원을 책정해 계약했다고 한다. 공기업이 돈과 로비로 법 규정을 깔아뭉개려 한 것이다.

최 사장은 수상 태양광을 저수지 만수(滿水) 면적 10% 이내에서 깔도록 한 농어촌공사 내부 지침도 삭제했다. 그의 사퇴와 상관없이 이 황당한 일의 배경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그간 태양광 의혹은 꼬리를 물고 터져나왔다. 여당과 가까운 정치인 등이 태양광 보조금을 쓸어가다시피 하고, 청와대가 시민·환경단체 출신들이 만든 협동조합이 학교 옥상 태양광 사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좌파 교육감들이 장악한 교육청도 일반 사업자에겐 400만원 보조금을 주지만 협동조합엔 그 열 배인 4000만원을 주고, 시설설치비의 80%까지 연 1.45% 저리 융자를 해준다. 이 때문에 일부 협동조합에선 "6~7년만 하면 본전 뽑는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돈다고 한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허가하는 산지 태양광에 대해서는 부지를 원상복구하도록 한 법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지금까지는 태양광 패널 수명이 끝나면 산지를 잡종지 등으로 용도 변경해 개발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태양광 투기 바람이 불면서 여의도 면적의 11배가 넘는 33㎢ 숲이 작년과 올해 사라졌고 태양광 부지 공시지가는 두 배 이상, 매매가는 수십 배 폭등했다고 한다. 정부가 태양광을 빙자한 땅투기를 조장한 것 아닌가. 태양광 스캔들은 언젠가는 터져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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