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예산 삭감 송언석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

입력 2018.11.27 18:05 | 수정 2018.11.27 18:07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지원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한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27일 현재 국회 의원실에 항의 전화 쇄도는 물론이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도 항의글이 넘쳐나고 있다.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송언석 의원은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기 바란다"고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북 김천 지역구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뉴시스
논란은 지난 25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회의에서 시작됐다. 송 의원은 전날 정부 측이 여성가족부의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지원 예산(61억3800만원)에 대해 정부 원안 유지를 요청한 것에 대해 전액 감액 의견을 냈다. 이 예산은 한부모 가정 시설 1곳당 아이 돌보미 2명을 배치할 수 있게 하는 사업에 배정된 예산이다. 예산소위 이전 상임위 단계에서는 17억1900만원가량을 감액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예산소위 위원인 송 의원은 "그동안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해왔는데, 국가가 한 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다른 유형의 기관 시설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려운 환경과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는 근본적으로 동의하지만,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감액을 주장했다.

이에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이 해당 사업에 대해 다시 설명하며 감액 주장을 철회해줄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송 의원이 주장을 굽히지 않자,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이 "한부모 가정, 다른 말로 하면 미혼모 시설인데 실제 저희 직원들이 방문을 했는데,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에 가게 되더라"고 발언했다. 김 차관은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송 의원은 "충분히 이해한다. 저도 현직 (기재부) 차관에 있을 때 방문하고 봉사했다"며 "그런데 재정 운영을 볼 때 감정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후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송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예산소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예산을 하고 정치를 하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비정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송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들이 발끈했다. "말을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 "비정이란 말 취소하라"며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결국 이 예산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예결위원장과 각 당 간사 위원의 협의인 소소위에서 하기로 하고 보류됐다.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송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다. 특히 송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국도 확장 예산 등 827억원을 확보했다고 지역구에 홍보한 일이 구설에 올랐다. 송 의원의 블로그에는 비판 댓글이 수백 건 달렸다. 자신을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의원님께서 한부모 돌보미 예산을 깎으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평생 이렇게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로 살고 취직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저는 어찌 살아야 되느냐"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송 의원을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송 의원 논란에 대해 거론하며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에게 제대로 돌려드려야 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라며 "한부모 가정 아동에게도 도와줄 사람들이 있어 한부모 가정 부모들도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내용을 보면, 우리는 한부모 가정 아이들과 부모, 비정한 국회의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출산과 아동보육에 수십조원의 예산 투입을 주장한 한국당이 한부모 가정 아동을 위한 61억원은 한푼도 지원할 수 없겠다고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회의 석상에서 ‘비정하다’는 비판을 듣자 송 의원은 발끈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송 의원의 행태를 보면 비정하다는 말조차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정의당은 또 "자신의 지역구 도로에 국고를 수백억원씩 쏟아붓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고, 누군가에는 목숨과도 같은 61억원은 국가 책임은 곤란하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리와 함께 삭감돼야 하는가"라며 "송 의원은 자신과 같은 정치인들이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불신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사과했다. 송 의원은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돌봄서비스 예산’을 삭감하자고 한 것이 한부모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제가 삭감을 주장한 이유는 현재 우리 재정상황에서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기관에서 지원하던 내용을 국비로 주머니만 바꿔서 지원하자는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제상황과 4조원의 세입결손을 초래한 정부의 예산을 고려했을 때, 사회의 모든 아픔을 나랏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비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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