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삼킨 '빚투'… 마닷, 도끼, 비까지 '부모 사기' 의혹

입력 2018.11.27 17:36 | 수정 2018.11.27 17:49

연예인 부모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고 폭로하는 이른바 '빚투(빚+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바람이 불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25)과 도끼(본명 이준경·28)에 이어 이번에는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6)의 부모가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른바 ‘빚투’ 폭로로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비·래퍼 도끼·마이크로닷/OSEN
이른바 ‘빚투’ 폭로로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비·래퍼 도끼·마이크로닷/OSEN
'빚투' 폭로가 이어지자 네티즌 사이에선 부모 사기 의혹에 휩싸인 연예인을 칭하는 '훔친 수저'라는 멸칭도 등장했다. ‘훔친 수저’는 부자인 부모 밑에서 유복하게 자란 자녀라는 뜻의 '금수저'를 변형한 것으로, 부모가 빌린 돈을 갚지 않는 등의 사기 행위를 해 번 돈으로 수혜를 봤다는 뜻이다.

반면 일각에선 "부모의 행위로 인해 자식이 피해를 입는 건 ‘연좌제’(죄를 지은 사람의 죄를 가족·친지들에게도 함께 묻는 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진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폭로만으로 섣불리 비난하는 건 위험하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비 부모 2000만원 넘는 쌀·현금 갚지 않아"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수 비의 부모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부모가 1988년부터 비의 부모에게 쌀 1700만원 어치와 현금 800만원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A씨는 당시 비의 부모로부터 받은 약속어음 사본도 공개했다.

자신의 부모가 비의 부모에게 쌀과 현금 약 2500만원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B씨가 공개한 약속어음 사본./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신의 부모가 비의 부모에게 쌀과 현금 약 2500만원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B씨가 공개한 약속어음 사본./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작성자 A씨는 "1988년 부모님께서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쌀가게를 운영하셨고, 비의 부모도 이 시장에서 떡 가게를 했다. 비의 부모가 떡 가게를 하면서 쌀 1700만원 어치와 현금 800만원도 빌렸지만 갚지 않았다"며 "부모님께서는 거의 매일 떡 가게에 가서 돈 갚을 것을 요구했으나 비의 고등학교 등록금 때문에 갚을 수가 없다는 등 말하며 계속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원금만이라도 갚으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비의 가족은 잠적해버렸다. 소송을 걸려고도 했지만 가정 사정이 빠듯해 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비에게 편지도 쓰고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비의 부모는 감감무소식에, 돈을 갚겠다는 얘기도 없고 현금 포함 약 2500만원 가량을 갚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마이크로닷이나 도끼처럼 가수 비 또한 빌려간 돈 또는 사기로 번 돈으로 자신들은 떵떵거리면서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피해자들은 억울함으로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산다"며 "그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비의 소속사 레인컴퍼니 측은 이튿날인 27일 "상대 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고인이 된 비의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라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사실관계 유무를 확인할 것"이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끼 "빌린 돈 내 한달 밥값" 발언에 비난 폭주
래퍼 도끼는 어머니가 과거 1000만원을 빌리고 잠적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도끼 어머니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B씨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1000여만원을 도끼 어머니에게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B씨는 2002년 대구지방법원에 도끼 어머니를 상대로 빌린 돈을 갚으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이듬해 4월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B씨는 "몇 년 전 도끼의 형 래퍼 미스터고르도를 우연하게 마주쳐 어머니와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했다"고도 했다.

도끼는 방송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20평이 넘는 초호화 아파트·신형 람보르기니 차를 공개하는 등 자신의 부를 과시해 화제가 됐던 스타여서 폭로의 파장이 컸다.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도끼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어머니와 같이 출연해 해명에 나섰다.

도끼가 어머니 사기 의혹에 해명하기 위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한 모습/인스타그램 캡처
도끼가 어머니 사기 의혹에 해명하기 위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한 모습/인스타그램 캡처
도끼는 "돈을 빌릴 당시 운영하던 식당이 망해 500만원씩 두 번 빌린 것 같다. 하지만 어머니는 사기친 적 없고 법적 절차를 밟았다"며 "우리는 잠적한 적도, 도망간 적도 없고 항상 여기 있었다"고 말했다.

또 "빌린 돈이 10억, 20억, 100억 원이면 검토하고 갚고 사과하겠지만 20년 전 엄마 가게에 급한 일을 덮으려고 1000만원 빌린 것 가지고 ‘도끼가 승승장구하는 걸 보니 가슴이 쓰렸다’고 하는 건 다 X소리"라며 "돈을 원하면 나에게 와라. 내가 드리겠다. 1000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지만, 내 한 달 밥값과 비슷하다"고 했다.

도끼는 어머니 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튿날인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B씨와 합의했음을 밝혔다. 그는 "어제 밤 이후 피해자분과 연락이 닿아 서로 오해했던 부분을 풀었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변제하기로 했다"며 "최종적으로 오늘 원만히 합의하게 됐다"고 했다.

◇'빚투 시작점' 마이크로닷, 연예 활동 전면 중단
한편 ‘빚투’의 시작점인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 사기 사건의 여파로 지난 25일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닷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주변인들에게 사기를 저지른 뒤, 어느 날 갑자기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취지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일어난 일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제천경잘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한 체포영장은 3년 전 갱신돼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라며 "피의자가 공항에 발 디디는 즉시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천서는 현재 뉴질랜드에 체류하고 있는 부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신청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경찰의 연락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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