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9시 5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으로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1인 시위를 벌이던 남모(74)씨가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27일 오전 9시 5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남모(74)씨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져 현장에서 검거됐다.

페트병에 시너를 넣어만든 화염병은 차량 뒷부분에 맞아 조수석 뒷바퀴 쪽에 옮겨 붙었다. 남씨 몸에도 불씨가 튀었으나 현장에 있던 대법원 보안요원들이 소화기로 즉시 진화했다. 차량에는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3명이 타고 있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남씨는 현장에서 보안요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남씨의 가방에는 투척한 화염병 외에도 시너가 들어있는 500㎖ 페트병 4개가 발견됐다. 범행에 사용한 시너는 전날 을지로의 한 페인트가게에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남씨는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경찰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권리를 찾기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씨가 1인시위를 하며 대법원장의 차 번호와 출근시간 등을 미리 확인하고 범죄를 계획했다"며 "구체적 범행동기 및 공범·배후 여부 등을 수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한 남모(74)씨가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강원도 홍천군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던 남씨는 지난달 초부터 대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친환경 인증과 관련해 행정관청의 처분이 부당하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자신의 상고를 기각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화염병이 투척된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 대법원 보안요원들이 소화기로 진화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