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이드] 문대통령 잇단 질책 후… 靑 참모회의 3주째 '휴업'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8.11.27 03:04

    대통령 순방 준비 때문이라지만 文대통령, 최근 '성과' 독촉
    부실 보고한 참모진에게 "뭐가 달라졌나" "정말 맞나"

    문재인 대통령이 매주 월요일 청와대 참모들과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수석·보좌관(수보) 회의를 3주 연속 거르고 있다. 27일부터 시작되는 5박 8일간의 G20(주요 20국) 정상회의 순방을 감안하면 다음 주까지 한 달 동안 '개점 휴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회의 취소에 대해 "순방 준비 때문"이라고 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어수선한 분위기와 관련 있는 것 같다"는 말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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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안 보고에 대해“지난해와 뭐가 달라졌느냐”고 되묻고, 또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이게 정말 맞느냐”며 수차례 확인하며 질책했다고 한다. 왼쪽부터 임종석 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 /연합뉴스
    우선 문 대통령이 회의 및 보고에 엄격해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공식 회의에서 한 참모가 현안을 보고하자 "지난해와 뭐가 달라졌습니까?"라고 물었다. 또 다른 참모가 사실과 다른 보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수차례 '이게 정말 맞느냐'고 되물어 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당시 회의 분위기가 싸늘했다'고 전했다. 이후 청와대 내에서 '보고 참사'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공개,비공개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이제는 성과를 내라"는 말도 여러 번 했다. 지지층에서도 경제와 관련해 "실력을 보여달라"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문 대통령이 참모들 보고에 '쓴소리'와 함께 '추가 보고'를 지시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참모들이 '준비가 덜 됐다'며 대통령에게 취소를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수보 회의를 계속 갖지 않은 것을 두고 여권에선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무언(無言)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참모들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내선 전화를 걸면 전화기에 '빨간 불'이 켜지는데, 이 빨간 불 울렁증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질문을 받고 즉답을 하려면 늘 현안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공직 기강 사건'도 청와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음주 폭행,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 운전과 같은 일들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오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공개 메일'을 보내고 "대통령께 면목 없고 무엇보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임 비서실장은 '당부의 말씀'이라는 메일에서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이고 더 나아가 국민을 섬기는 공복(公僕)"이라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임 실장은 이날 메일에서 '중대 기로' '역사의 과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으라"고도 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참모들의 '관성적 업무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은 시점에서 일이 손과 눈에 익었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라고 했다. 임 실장뿐 아니라 다른 참모들도 기강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비서실·국가안보실 비서관들을 상대로 열린 워크숍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김 비서관 음주 운전)을 계기로 자세를 가다듬고 분발하자.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25일 페이스북에 경제 위기와 관련해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고, 내부적으로는 참모들의 '유능함'을 연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숭숭한 상황에 맞물려 문 대통령 지지율도 두 달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52%를 기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매번 같은 답인데,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부에선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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