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8.8㎝ 폭설, 올 겨울 심상찮다

조선일보
  • 김효인 기자
    입력 2018.11.26 03:00

    일부 "폭설은 이상기후의 전조"
    실제 겨울 기온 해마다 들쑥날쑥

    지난 24일 서울에 내린 첫눈이 8.8㎝ 쌓였다. 1981년 지금 방식대로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기상청은 주요 지역별로 대표 관측소에 가로·세로 각각 50㎝ 크기의 적설판을 놓고 시간당 얼마나 쌓이는지 잰다. 국제 기준 목측(目測) 방법이다. 보통 첫눈은 아주 소량 내리거나 쌓이기 전에 녹아버려 집계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번 첫눈처럼 반 뼘씩 쌓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특히 이날 적설량은 당초 기상청이 내놓은 전망(1~3㎝)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 남성이 서울에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목 높이까지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한 남성이 서울에 첫눈이 내린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목 높이까지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서울 첫눈 적설량이 1981년 관측 이래 최대치인 8.8㎝라고 밝혔다. 올여름 불볕더위가 왔듯 겨울엔 최악의 한파가 닥칠 거란 전망과 되레 평년을 웃도는 이상 고온이 될 거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대설(大雪)에 일각에서는 "올겨울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적설량은 지상 부근의 미세한 기온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강수량보다 예측이 더욱 어려워 예보가 빗나갔다"면서 "첫눈부터 예상 외로 많이 온 만큼 올겨울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지난 23일 올겨울 기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고,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망만 보면 평범한 겨울이 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상청은 "찬 대륙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 등의 영향으로 기온의 변동성이 크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1981년 이래 서울 첫눈 적설량 외
    실제로 우리나라의 겨울철 평균 기온의 변동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 10년간 겨울철(전년도 12월~당해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섭씨 0.4도로 평년(1981~2010년 30년간 평균)과 비슷하다. 하지만 바로 전해 겨울과의 평균 기온 차는 2013년 0.3도, 2014년 2.5도, 2015년 0.8도, 2016년 0.2도, 2017년 2.4도로 들쭉날쭉하다. 10년 단위 혹은 30년 단위로 평균을 재면 큰 차이가 없지만, 한 해 한 해 추위가 널뛰듯 하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겨울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발달 정도 ▲북극 해빙(海氷)의 크기 ▲열대 인도양~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엘리뇨 발생 여부 등이다. 그런데 이 지표들이 올해는 제각각 양극단을 가리키고 있다.

    '따뜻한 겨울'을 보여주는 지표가 엘니뇨 발생 여부다. 국제 기후연구소(IRI)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페루 등 남아메리카 서해 연안) 해수면 평균 온도는 평년보다 0.8도 높은 상태를 보였다. 이 감시 구역의 3개월간 평균 온도가 평년 온도보다 0.5도 이상으로 5개월간 지속될 때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반면 '추운 겨울'을 보여주는 지표가 시베리아 고기압 발달 여부다. 민간 기상 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센터장은 "북극의 빙하 크기가 평년보다 작은 상태여서 북쪽의 찬 고기압 세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결국 기후변화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23일 지난해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405.5ppm으로 전년 대비 2.2ppm 증가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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