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조끼 입고, 단체로 노상방뇨…민노총에 뿔난 시민들

입력 2018.11.22 10:38 | 수정 2018.11.22 11:05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벌어진 21일 오후 5시 50분쯤 경남 창원지방검찰청 앞 도로. 이날 민노총 조합원 2000여명은 도로를 점거하면서 "투쟁"을 외쳤다. 이따금 민노총 조합원들 4~5명은 집회장소를 벗어났다. "저 쪽가서 일(?)보면 됩니다." 누군가 ‘안내’하자 무리는 갓길에 조성된 수풀 속으로 들어가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볼 일을 보기 시작했다.

검찰청사에서 100m쯤 떨어진 수풀은 점차 ‘공중화장실’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30~40여명의 조합원이 몰려 들었다. 이들은 1m 간격의 횡대를 유지하면서 일제히 소변을 봤다. 조합원의 단체로 착용한 붉은색 조끼에는 "적폐(積弊)를 청산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21일 오후 경남 창원에서 총파업을 벌이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갓길에서 노상 방뇨를 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21일 오후 경남 창원에서 총파업을 벌이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갓길에서 노상 방뇨를 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퇴근길 시민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직장인 이성원(37)씨는 "길 한 켠에 사람들이 쭉 서 있길래 처음에는 다들 ‘묵념’하나 싶었는데 노상방뇨더라"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길에서 오줌 누는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노상방뇨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적발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拘留)’라는 처벌 조항이 있기는 하다. 물리적 충돌에 대비, 이날 현장에는 300여명의 경찰관이 배치됐다. 그러나 집단 노상방뇨는 제지를 받지 않았다. 직장인 김모(25)씨는 "민주노총이면 법을 내키는 대로 짓밟아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광경을 본 창원 시민 진태환(55)씨도 "‘기가 막힌다. 누굴 적폐라고 말하나, 저 사람들이 적폐인 것 같다"고 했다. 창원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오늘 질서있게 집회가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시위대 한쪽에서 이런 일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북 김천에서 열린 총파업 현장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유모(58)씨가 시청 화장실을 못쓰게 한다는 이유로 공무원 김모(37)씨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김씨가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시라"고 제안한 것이 민주노총 조합원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김천시청 공무원 김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시청 정문에는 출입 통제를 위해 경찰 80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유씨의 폭행 장면은 김천시가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찍혔다.
민주노총 조합원 1만여명이 몰린 서울 여의도동 일대는 쓰레기 천국이 됐다. 집회가 끝난 뒤 집회 소식지, 홍보물, 피켓도구 등을 인도나 인근 공원에 수북이 쌓였다. 조합원 일부는 점거한 도로 위에서 담배를 피웠다. 보행자들은 담배 연기를 피해서 다른 길목으로 우회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농성했다. 조합원들은 일제히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피켓을 들어보였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국회 앞 100m 지점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했다.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이 열린 서울 여의도 인근 인도 화단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홍다영 기자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이 열린 서울 여의도 인근 인도 화단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홍다영 기자
여의도 직장에서 근무하는 박모(33)씨는 "민주당 당사 1층이 우체국이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데 시위 때문에 길이 막혔고, 점거한 도로 위에서 담배까지 피워 굉장히 불쾌했다"며 "담배꽁초도 마음대로 내버리던데, 공중질서도 못지키면서 ‘사회대개혁’ 하자는 게 솔직히 우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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