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후 최근 잇따라 열린 국제회의에서 3일간 함께 있으며 4번 만났지만 회담이나 긴밀한 대화는 없이 3번 악수만 했다. 양국의 갈등 양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두 나라 정상은 이를 극복하겠다는 노력 없이 서먹한 관계를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정상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17일부터 이틀간 파푸아뉴기니에서 개최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등 모두 네 번 '접촉'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 중 세 차례 선 채로 악수하며 짧게 인사만 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회담해도 무의미하다고 판단, '전략적 방치'를 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는데, 아베 총리는 악수만 한 채 말을 걸어온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18일 양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서울에서 개최한 한일협력위원회 합동총회에 "한·일 관계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면 메시지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