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일본 닛산자동차(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64)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고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날 도쿄 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을 유가 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축소해 허위 기재하는 등 금융 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2011년 3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곤 회장의 5년간의 실제 보수는 99억9800만엔(약 998억9000만원)이었다. 그러나 곤 회장은 유가 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49억8700만엔으로 약 50억엔을 축소해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곤 회장은 2014년 10억3500만엔(약 103억원), 2015년 10억7100만엔, 2016년 10억9800만엔의 보수를 받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보수가 전년 대비 33% 감소한 7억3500만엔을 받은 것으로 나와있다.
또 곤 회장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여러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렉 켈리 대표이사도 곤 회장의 부정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어 검찰은 켈리 대표이사도 함께 체포해 조사 중이다.
닛산은 조만간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의 해임을 제안할 방침이다. 닛산은 히로토 사이카와 닛산 CEO(최고경영자)가 이사회에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를 직위에서 즉시 해임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의 부정 혐의 여파로 곤회장이 CEO로 재직 중인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주가는 13% 넘게 하락하고 있다. 르노자동차는 현재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 주식 시장은 장 마감 후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보도돼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서 닛산의 주가는 1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곤 회장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보수가 가장 높은 CEO 중 한 명으로 손 꼽힌다. 그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셰린에서 견습생에서 출발해 르노자동차 부사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후 곤 회장은 2000년 경영위기에 직면한 닛산의 재건을 이뤄낸 점을 인정받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직까지 올랐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를 따라 레바논과 프랑스에서 성장한 곤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외국인 CEO 중 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