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패딩 입고 법원에 버젓이…

조선일보
  • 권선미 기자
    입력 2018.11.19 03:00

    '중학생 집단폭행' 피해자 어머니 "저 옷은 내 아들 것" 온라인에 글
    경찰 "입게 된 경위 조사할 것"

    지난 13일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다 추락해 숨진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이 법원 출석 때 입었던 패딩 외투가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18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쯤 가해 중학생 4명이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법으로 이동할 때 이들 중 A(14)군이 입고 있던 베이지색 패딩은 숨진 B(14)군의 옷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 학생들은 B군이 아파트에서 떨어지기 15시간 전인 13일 오전 2시쯤 인천의 한 공원에서 이미 한 차례 B군을 폭행했다. 이때 B군이 패딩을 벗었다는 것이다.

    인천 중학생 집단 폭행 추락사 사건의 가해자 중 1명인 A군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16일 인천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입고 있는 패딩 점퍼가 피해자의 옷이라고 밝혔다. 국내 브랜드의 패딩으로, 정가는 30만원대이나 인터넷에서 10만원대에 판매된다. /
    인천 중학생 집단 폭행 추락사 사건의 가해자 중 1명인 A군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16일 인천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입고 있는 패딩 점퍼가 피해자의 옷이라고 밝혔다. 국내 브랜드의 패딩으로, 정가는 30만원대이나 인터넷에서 10만원대에 판매된다. /연합뉴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5시 20분쯤 B군을 인천 연수구 청학동 15층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B군이 옥상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A군이 B군의 점퍼를 입은 사실은 B군의 러시아인 어머니가 온라인에 "(가해자가 입은) 저 패딩은 내 아들의 것"이라고 러시아어로 글을 남기면서 처음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경찰에서 "B군이 맞던 도중 옷을 두고 도망간 것"이라며 패딩을 빼앗았다는 의혹은 부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당일 이들을 소환해 조사하던 중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14일 새벽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사건 이후 집에 갈 수 없어 옷을 갈아입지 못했다고 한다"며 "A군이 B군의 패딩을 입게 된 경위를 파악해 혐의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해자 4명은 지난 16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자신을 B군과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고 소개하며 "(B군은) 다문화 가정에서 힘들고 외롭게 살던 아이"라고 했다.

    인천시는 B군 어머니에게 장례비 300만원을 지원하고 6개월간 월 53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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