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년 전엔 멕시코가 한국보다 훨씬 더 잘살았지만 이젠 뒤집어졌습니다."

앨리샤 히론(67·사진) 멕시코국립자치대(UNAM) 교수(경제학)는 최근 주한 멕시코 대사관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멕시코 내 가장 대표적인 한국학 권위자다.

지난해부터 UNAM에서 아시아학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방한, 서울대·고려대·한국외대를 연달아 찾아 양국 대학 간 연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2008년 멕시코 한국 학회 설립을 주도했던 알프레도 로메로 교수와 함께 한국학 전파에 힘쓰고 있다. UNAM은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배출한 멕시코 내 최고 국립대다.

히론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경제 위기 극복 과정을 연구했다"면서 "멕시코에서 한국학을 전파하려는 건 한국과 멕시코가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민 지배 역사, 대통령 단임제, IMF 경제 위기 등 비슷한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1998년 아시아 경제 위기, 2008년 금융 위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극복했다"며 "한국의 위기 극복 사례는 멕시코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히론 교수는 "양국 간 교수·학생 교환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한국과 멕시코에 각각 UNAM과 한국 대학 캠퍼스를 세우고 싶다"면서 "양국 간 교환학생 수는 현재 각각 400명 정도인데, 2~3년 내에 1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