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바이오 사태, 증시불안·업계충격 최소화해야

조선일보
입력 2018.11.15 03:18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증시 시가총액 5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 분식(粉飾) 회계를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2016년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회계기준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보던 기업을 1조9000억원 흑자를 내는 회사로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판정했다. 금감원이 시민단체 주장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 지 1년 7개월 만이다. 바이오로직스 측은 "회계기준 변경이 필요했던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항변하면서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증선위 결정으로 바이오로직스는 증시 거래가 즉각 정지되고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게 된다. 판정까지 최소 42영업일이 걸리고, 길게는 1년이 걸릴 수도 있다. 회계 처리 위반을 이유로 상장폐지된 전례가 없다지만 증시에 큰 충격을 던질 수도 있다. 당장 피해를 입게 된 주주들은 반발하면서 손해배상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증선위 결론대로 고의적 회계 분식이 있었다면 큰 문제다. 회사 측의 책임은 추후 소송 등을 통해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금감원은 2016년 12월, 금감원장은 작년 2월 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추가 조사를 통해 결론이 180도 바뀌었다. 금감원은 증선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잠정 결론을 외부에 노출시켜 주가 폭락 사태를 초래했던 책임도 있다.

8만명에 달하는 소액 투자자들은 상장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금융 당국의 과거 발표를 믿고 투자를 했다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선의의 투자자들이 거래 정지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면 금융 당국도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 증시의 신뢰도에도 금이 가게 됐다. 정권에 따라 기준이 오락가락 달라지는 바람에 믿을 수 없는 후진적 증시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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