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安保 장담' 번번이 어긋나니 국민은 뭘 믿나

조선일보
입력 2018.11.15 03:19

국가정보원이 14일 국회 정보위에 "북한이 노동·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기에 핵탄두를 소형화해 탑재하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북 핵·미사일 관련 활동이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도 밝혔다. 북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핵·미사일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비슷한 경고음을 줄기차게 울렸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후 북의 핵·미사일 실험장 폐기를 언급하며 "미래 핵 능력을 폐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정원 보고는 대통령 발언이 북핵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엔 '북이 서해 NLL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이 최근 '서해 해상분계선을 목숨 걸고 지키라'는 내용의 긴급 지시를 해군사령부에 내려보냈다고 북한 전문 매체가 13일 전했다. 해상분계선은 북이 우리 NLL을 부정하면서 NLL 남쪽에 설정한 대체 경계선이다. 문 대통령 말대로 북이 NLL을 인정했다면 자신들이 주장해온 해상 경계선을 '목숨 걸고' 지키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 정상회담 후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1년 내에 비핵화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가 얼마 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문 대통령이 전한 말과 북한 태도가 왜 이렇게 다르냐"는 항의성 전화를 받은 일도 있다. 역대 햇볕정권 대통령들도 '북한'만 나오면 이상하리만치 비현실적인 낙관론을 폈다. "북은 핵개발 의사도, 능력도 없다" "북 핵·미사일은 협상용이고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등이다. 지금 그렇게 됐나. 북은 수십발의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대통령의 수많은 임무 중에서도 안보가 최우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대해 하는 한마디 한마디엔 엄청난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안보 장담은 번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민은 무얼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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