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총파업 선언한 민노총… '강경투쟁' 목소리 커지며 내분

조선일보
입력 2018.11.14 03:07

위원장 '노사정 대화' 추진하자 간부 7명, 반발하며 집단 사표

민주노총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민노총 간부들이 민노총 지도부의 대화 노선 등에 반발해 집단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 강경한 투쟁을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노동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노총 사무총국 소속인 이현대 총무실장과 김석 미조직전략실장 등 실장급 간부 4명과 국장급 인사 3명이 지난달 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중순, 강원도 영월에서 민노총 임시 정책대의원대회가 열린 직후의 일이다.

당시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영월 대의원대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려 했지만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노동계 전문가들은 "민노총 내부에 '정부가 아직 노동계를 위한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했는데, 경사노위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참여를 밀어붙였다가 좌절한 것"이라고 했다.

영월 대의원대회 이후 민노총 사무총국 간부 일부가 "김 위원장과 집행부가 이 사태를 가볍게 보고, 내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며 집단으로 사의를 표했다는 것이다.

그중엔 민노총의 파업 실무를 담당하는 한상진 조직쟁의실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오는 21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는데, 파업 책임자가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민노총 내 상당수 인사들은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지도부가 경사노위에 참여해 대화에 응하려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잡월드처럼 노사정이 첨예하게 맞붙은 투쟁 현장에서도 확실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 7월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뒤, 면담 내용을 조직 내부에 소상히 설명하지 않은 것도 불만을 보탰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들은 이번 민노총 내분이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민노총은 당시 이수호 위원장의 러닝메이트였던 강승규 수석부위원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사무총국 직원 13명이 "이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총사퇴해야 한다"며 집단 사표를 냈다. 당시 사표를 낸 인사들은 대부분 국장·부장급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높은 실·국장급이라 더 상황이 중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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