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金 "연금 고갈돼도 문제없다" 연금委 "미래세대 부담률 9%→33%"

조선일보
  • 김민철 선임기자
    입력 2018.11.13 05:54

    김연명 靑 수석이 주장해 온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국민연금'

    김연명 신임 청와대 사회수석은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을 현행 45%에서 50%로 올리자는 지론을 갖고 있다. 올해 45%인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낮춰가는 중인데, 다시 50%로 올리자는 얘기다. 김 수석은 현재 쌓여 있는 국민연금 기금을 고려할 때 보험료를 1%만 올려도 소득 대체율 50%가 가능하다고 했다.

    청와대 수석으로 갔을 때 김 수석의 학자 또는 문재인 대선 캠프 시절 주장과 생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김 수석이 그동안 해온 주장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연금 개혁안 재검토 지시를 하면서 청와대가 밝힌 '보험료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더 받게 하는' 취지와 비슷하다. 소득 대체율 50%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말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김연명 사회수석이 등장하면서 정부안에 소득 대체율 50%안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안팎의 시각이다. 소득 대체율을 올리면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가 당겨질 수밖에 없는데, 김 수석은 유럽 일부 국가처럼 그해 걷어 그해 쓰는 '부과 방식'으로 바꾸면 된다는 주장도 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 시 기금 고갈 시점 외
    ①소득 대체율 50%, 보험료율 1% 인상으로 가능?

    김 수석은 최근까지 인터뷰 등을 통해 "국민연금 본래 목적을 찾으려면 현재 40% 수준까지 낮춘 소득 대체율을 최소한 50%까지 올려야 최저 노후 소득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면 국민연금액 평균이 현재 42만원에서 65만원으로 올라가는데, 여기에 기초연금 30만원을 더해 100만원 정도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김 수석은 보험료를 급격히 올리지 않아도, 예를 들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0%로 1%포인트만 올려도 쌓여 있는 기금을 고려할 때 소득 대체율 50%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40%까지 낮추는 현행 제도에 맞는 보험료율도 앞으로 20~30년에 걸쳐 16%로 올려야 수지 균형이 맞는다는 것이 보험 수리적인 계산"이라며 "소득 대체율은 올리면서 부담은 안 늘려도 무방하다는 생각은 산수로도 안 맞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수석과 20년 지기인 김 교수는 "어떻게 그런 논리가 가능한지 전문가로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지난주 들고 갔다가 문 대통령에게 퇴짜 맞은 방안 중에는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리고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방안이 들어 있었다.

    ②기금 고갈 후엔 부과 방식으로?

    김 수석이 보험료율을 소폭만 인상해도 소득 대체율을 50%로 높일 수 있다고 하는 데는 기금 고갈 이후에는 그해 연금을 그해 걷은 보험료로 지급하는 '부과 방식'으로 전환하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연금 고갈이 예상되는 시점(2057년) 이후부터는 부과 방식으로 운영하고 부족한 부분은 세금으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미리 줄 돈을 쌓아 놓는 '적립 방식'이다. 김 수석은 지난 8월 인터뷰에서도 "유럽 국가 대부분은 이미 기금이 고갈됐어도 연금제도가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독일은 GDP의 11%를 연금 지급액으로 매년 지출하지만, 불과 한 달치 기금밖에 안 쌓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국민연금 전문가는 "서유럽국 상당수가 적립식이 아닌 부과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하고 인구 구조가 다른 나라들"이라며 "우리나라는 저출산 여파로 인구 구조상 부과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 가려고 이렇게 발버둥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유럽은 현재 노인 인구 비율이 18% 정도이고 장기적으로도 25% 정도에 머물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15%지만 2060년엔 41%가 넘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는 지난 8월 국민연금제도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국민연금이 기금을 적립하는 이유는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떠넘기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을 부과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2065년 보험료율을 소득의 33%로 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③기초연금 올리고 국민연금도 올리고?

    김 수석은 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시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언론 기고 등에서 "기초연금을 올릴 것이냐, 국민연금을 올릴 것이냐는 질문은 잘못된 것"이라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모두 낮은 상태에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고 두 제도의 기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올려야 기초연금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금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역사가 짧아 현재 노인들의 빈곤 문제가 심각해 우선 급하게 도입한 제도"라며 "국민연금이 성숙할수록 기초연금은 줄여나가거나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과 통합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재정 부담을 생각하지 않고 둘 다 올리자고 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소득대체율

    국민연금 가입 기간 동안의 평균 소득 대비 나중에 받는 연금액의 비율. 40년 동안 가입한 것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직장인의 경우 평균 소득이 월 100만원이었고 소득대체율이 50%라면 연금을 매월 50만원 받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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