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②연구력 어떻게 길렀나

입력 2018.11.12 08:45 | 수정 2018.11.12 08:55

지스트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연구력엘 집중, 세계대학평가에서 연구력지수부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권경안 기자
개원때부터 영어수업 도입
논문인용지수로 교수 평가
신임교원 ‘스타트업펀드’
권경안 기자

“학생도 한국인, 교수도 한국인인데 왜 영어로 수업을 합니까?”

“국제화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하두봉 초대원장, 백운출 초대 교학처장을 비롯한 준비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후발주자로서 세계적 기준에 맞는 학풍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국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학생들은 개원때부터 영어를 사용했다. 영어사용 의무화는 국내 대학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영어수업과 세미나 등으로 단련된 학생들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에도 거뜬하게 진학했다.

지스트는 이와 함께 외국인교수와 학생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2018 봄학기 기준으로 외국인 교원은 8.3%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에르틀실용촉매연구센터, 히거신소재연구센터, 그륀베르크자성나노소재연구센터, 스타이츠구조생물학연구센터, 아마노첨단LED연구센터, 그립스고분자중합촉매연구센터는 6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공동연구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가 센터장, 지스트교수가 부센터장으로 참여하겨 특화된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996년 입학정원의 10%인 18명이 외국학생 선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3개 나라의 학생들에게 지스트는 잊을 수 없는 모교가 되었다. 국경없는 캠퍼스가 되었다.

“이제는 논문의 질이 중요합니다. SCI로 평가하도록 합시다.”

한국이 아닌 세계가 목표였던 지스트는 글로벌 연구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를 위해 교수평가의 새로운 잣대가 필요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논문에 대한 기준이 미비했다. 어떤 수준의 학술지에 게재되었는가보다는 게재건수가 중요했다. 연구수준을 글로벌 조건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규정이 필요했다.

김효근 2대원장은 고민 끝에 SCI게재 논문수로 평가하겠다고 선포했다. SCI(Science Citaton Index)는 미국 과학정보연구소가 사용한 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이다. 국내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이 SCI학술지에 게재됐다는 것은 그만큼 논문의 질이 우수하다는 뜻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SCI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수가 많아졌다.

2003년부터는 더 나아갔다. 교수1인당 논문피인용수(Citaton per Faculty) 기준으로 평가를 바꾸었다. 연구의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다른 연구자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지스트의 위상은 가파르게 올라갔다. 2008년 교수1인당 논문피인용수를 기준으로 하는 대학평가에서 세계 15위였다. 2010년 10위권내에 진입했다. 2013년에는 6위, 2015년에는 2위까지 올랐다. 2018년 현재 3위를 기록했다.

올해 ‘교수 1인당 논문피인용수’ 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가 작년에 이어 세계 1위, 인도과학원 2위, 지스트 3위,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4위, 미국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5위를 기록했다.

문승현 총장은 이와 관련, “우수한 역량을 지닌 연구자들을 유치하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예들 들어 대학원 교원의 경우 1년간 의무 강의 수를 2개 과목으로 규정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대형 연구과제 등 중점 연구자의 경우 강의를 면제받을 수 있다. 신임 교원에게는 실험실을 조기에 재구축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펀드’를 지원하고, 희망에 따라 부임연도 1개 학기 강의를 면제해주고 있다.

대학원생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100% 연구에 참여하고, 학사과정도 대학원 연구실에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학부생들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칼텍 교수와 함께 연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로 진출해야하는 학생들에게도 국제화요건들이 제도화되었다. 석·박사학위논문은 영어로 작성하고, 박사과정학생은 SCI저널에 최소 1편 이상 주저자로 논문을 게재해야 학위취득이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로는 석·박사과정생들은 평균 수편의 SCI저널에 논문을 싣고 있다. 지난 2014년의 경우 박사과정 졸업생들은 평균 7.76편에 달하는 SCI저널 게재건수를 보였다.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2017년 연구성과 세계상위1% 연구자’에 한국인은 모두 28명이었다. 이중 지스트 출신이 3명이다. 이슬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대교수, 박재형 성균관대교수, 김광명 한국과학기술원 단장이다. 모두 지스트 신소재공학과 대학원에서 학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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