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의 산불, '서울+동두천' 면적이 불타고 있다

입력 2018.11.11 15:15 | 수정 2018.11.12 15:02

캘리포니아주에서 3개의 대형화재가 동시에 발생, 주민 30만명이 대피했다. CNN은 11일 "지난 8일부터 발생한 3개의 대형 화재로 715㎢ 지역이 불길에 휩싸였지만, 강풍이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25명, 실종자는 110명 이상이다. 715㎢는 약 2억1600만평으로, 서울(605㎢)과 동두천(95㎢)을 합친 것보다 넓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피해가 미국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됐던 지난해 ‘나파·소노마’ 지역의 피해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나파, 소노마 카운티에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화재로 건물 5636채가 전소됐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역사상 최악의 화재’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캠프 파이어’ 현장에서 9일 불을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의 모습./ AP 연합
◇ ‘낙원(파라다이스)’ 덮친 산불, 소도시가 사라졌다
‘캠프 파이어(Camp Fire)’라 이름 붙은 대형 화재는 지난 8일,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 시 북쪽에 있는 네바다 구릉에서 발생했다. 새크라멘토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파라다이스는 인구 2만7000명의 소도시. 산불이 도시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도시에 있는 건물 중 불에 타지 않은 게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약 6500채의 건물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 23명이 숨졌고, 살아남은 주민들은 집을 버리고 탈출했다. 파라다이스 시를 포함, 버트 카운티 주민 5만2000명이 대피명령을 받고 길로 나섰다.

CNN은 "텅 빈 도시에는 쓰러진 나무와 새까맣게 불탄 차량 잔해만 널부러져 있다"고 보도했다. 파라다이스에서 40년간 살았다는 주민은 "파라다이스는 끝났다. 우리에겐 돌아갈 곳이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불이 너무 빨리 퍼지고 있다. 도로에도 불이 번져 탈출로를 막고 있다"고 언론에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캠프 파이어’로 파라다이스시는 도시 전체가 불에 탔다. 사진은 전신주가 부서지고 상가와 차량이 전소된 파라다이스시의 전경. / AP연합
소방관 3명이 다치고 110명이 실종됐으며, 부상자의 수는 아직 집계되지 못했다. 현재 404㎢ 면적을 불태웠는데 진화작업의 진척도는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캘리포니아에서 3개의 대형화재가 동시에 발생해 주민 30만명이 대피하고 25명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화재’라고 밝혔다.
◇‘말리부’ 덮친 산불, 레이디 가가, 킴 카다시안도 ‘대피 중’
파라다이스에서 약 800㎞ 남쪽 지점인 LA카운티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283㎢에 달하는 지역을 불태운 ‘울시 파이어(Wolsey Fire)’다. 소방당국은 LA카운티의 말리부, 인근 벤추라 카운티 주민 20만명 이상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유명인의 별장이 몰려있는 해안도시 말리부에서도 1만2000명의 주민들이 대피길에 올랐다.

말리부 주변에 집을 갖고 있는 가수 레이디 가가,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웨스트,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는 대피령이 내려진 후, SNS를 통해 "집을 떠나고 있다. 기도해달라", "소중한 소장품을 집에 두고 왔지만 아직 위험한 것 같지는 않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인근 멀홀랜드 도로에서는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산 위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탓에 불길이 거센 울시파이어의 현재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화재로 건물이 불에 타고 있는 모습. / AP연합
말리부와 그 일대에 내려진 대피령으로 살던 집을 떠난 미국 스타들. 왼쪽부터 레이디 가가,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AP연합
말리부 서북부 50㎞ 지점에 위치한 소도시 사우전드 오크스에는 재앙이 연이어 찾아왔다. 지난 7일 총기 난사 사건으로 12명이 숨진 사우전드 오크스에서는 다음날부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일 강력한 속도로 확산하는 산불 ‘힐 파이어(Hill FIre)’가 일어났다. 불은 6시간 만에 40만㎢를 태웠다. 클라우디아 빌데 라 페냐 사우전드오크스 시의원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잔혹하고 지옥같은 3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캘리 관리 잘못, 연방자금 지원 보류할 것"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 방식에는 ‘정치적 불똥’이 튀었다. 프랑스 방문 중 산불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캘리포니아주의 산림 관리가 너무도 잘못됐다. 캘리포니아주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처럼 큰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며 재난 대처보다는 주 정부 비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발언이 나오자 브라이언 라이스 캘리포니아주 소방관동맹 의장은 즉각 반발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수천명의 캘리포니아주 소방관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수치스럽고 위험한 잘못"이라는 내용이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트럼프는 이날 오후 "수만 에이커가 불타 사라졌다. 우리는 산불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 및 강제 대피할 수밖에 없었던 5만2000명의 사람들과 지금까지 숨진 11명의 유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다시 올렸다.

대형 화재가 휩쓴 파라다이스시에서 9일 불길을 뜷고 대피했던 주민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 /CNN 유튜브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의 파라다이스시에서 초대형 산불 ‘캠프파이어’가 발생해 도시 전체를 불태웠다. 사진은 파라다이스시의 화재 현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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