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구매력 과시한 중국...광군제 두시간 안돼 거래 16조원 돌파

입력 2018.11.11 09:39 | 수정 2018.11.13 00:38

일본 약진 두드러져...광군제 해외직구 1위 유지
한국 상품은 해외직구 지난해 5위에서 3위로 회복
10일 폐막 첫 수입박람회에선 65조원 구매의향서 체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 취재를 위해 1000여명의 기자들이 몰린 상하이엑스포 미디어센터. 새벽 0시 21초를 가리키는 숫자와 함께 대형 전광판에 10억위안(약 1620억원)의 거래액이 찍힐때만해도 무덤덤하던 분위기는 0시 2분 5초에 100억위안(약 1조 6200억원)을 돌파했음을 알리는 화면이 뜨자 환호성이 터지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높은 구매력을 과시하는 장면의 하나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는 11일 새벽 2시도 안돼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한 거래액이 1000억위안(약 16조 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예년의 소비 신기록 행진을 올해에도 이어갔다.

거래액 1000억위안을 넘어선 시점은 2016년 18시간 55분 36초에서 지난해 9시간 4초에 이어 올해는 1시간 47분 26초로 급격히 줄었다. 2016년 광군제 하룻동안 이뤄진 거래액 1207억위안은 올해 8시간 8분 52초만에 달성했다. 작년 광군제 하룻 동안의 기록인 1682억위안(약 27조 2484억원)은 16시간도 안돼 달성됐다. 올해엔 알리바바 자회사로 편입된 동남아 전자상거래업체 라자다가 광군제 행사에 처음 참여하면서 이 회사 실적도 포함됐다.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행사 개시 16시간이 안돼 알리바바를 통한 거래액이 지난해 광군제 하룻동안 거래액인 1682억위안을 넘어섰다. /알리바바
알리바바는 광군제 전야제 행사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당초 해외를 포함해 주요 도시를 돌며 열 계획이었지만 수입박람회 개최지가 상하이로 정해진 이후 방향을 틀어 2년 연속 상하이 개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 10일까지 엿새간 상하이에서 개최한 첫번째 국제수입박람회에서 578억 3000만달러(약 65조 2900억원)의 구매의향 계약서가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광군제와 수입박람회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구매력을 보여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수입박람회 개막 기조연설에서 향후 15년간 수입규모가 상품 30조달러(약 3경 3870조원), 서비스 10조달러(약 1경 1290조원)를 각각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의 경우 지난 6월말 중국 당국이 ‘중국과 WTO 백서’를 통해 밝힌 24조달러(약 2경 7096조원)에 비해 6조달러(약 6774조원)가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첫번째 중국 수입박람회를 위해 평소 하던 구매 계약도 이 시기에 맞춰 늦춘 사례가 적지 않은데다 구매 의향 수준의 계약이어서 숫자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광군제⋅수입박람회, "미국도 중국 성장 수혜국" 부각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 6일 이후 각각 2500억 달러어치, 1100억 달러 어치에 달하는 상대국 제품에 5~25%의 관세를 물리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광군제와 수입박람회는 미국도 중국 성장의 수혜국임을 보여주는 창구가 됐다는 지적이다.

알리바바가 집계한 해외직구(수입) 국가별 순위(11일 16시 집계 기준)에서 미국은 작년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수입박람회 참가 기업중 미국 기업수는 4번째로 많았다. 이번 광군제에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 상품을 가장 많이 주문한 해외 지역 순위에서도 미국은 2위에 올랐다. 블랙프라이데이 원조국인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광군제가 소비축제로 뜨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가 알리바바 글로벌 페스티벌 데이 전야 행사에 외국인으로는 첫 순서로 무대에 올라 댄싱 레이디 등을 열창하고 있다. /상하이=오광진 특파원
일본은 중국 소비시장 부상의 최대 수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은 수입박람회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450여개사를 참가시킨 한켠 광군제에서도 작년처럼 해외직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랜드 기준으로도 11일 16시 기준 해외직구 1,2위를 모두 일본 브랜드가 차지했다. 일본은 무니(1)와 카오 메리즈(2위)를 10위권에 진입시켰다. 지난해엔 카오 메리즈와 무니가 각각 3, 4위에 올랐었다.

특히 알리바바 광군제 전야제 행사에 한국의 K팝은 올해에도 등장하지 못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이 여전함을 보여준 반면 첫 번째 외국인으로 일본의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가 무대에 올라 가까워진 일중 관계를 보여줬다.

아베 신조(安倍信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일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국제회의 참석을 제외하고 일본 총리가 중국을 공식 방문한 것은 2011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방중 이후 7년만이다.

한국 상품은 사드 갈등으로 반한(反韓)정서가 커졌던 지난해 해외직구에서 5위로 밀렸지만 이날 12시까지 2016년과 같은 3위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해외직구 브랜드 순위에선 한국의 AHC가 8위에 올라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한국은 이번 수입박람회에 두번째로 많은 186개사가 참가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중국의 수입시장(자본재 포함)에서 1,2위를 차지했지만 중국 소비시장에서는 일본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알리바바 광군제 할인행사 거래액이 새벽 2분 5초만에 100억위안을 돌파하고, 개시 두시간도 안돼 1000억위안을 넘어섰다. /알리바바


2009년 첫해 알리바바 광군제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는 27개였지만 10년째인 올해 18만개로 늘었다. 작년의 경우 14만개 브랜드중 6만개가 해외브랜드로, 2016년(1만 1000개)의 5.5배 수준에 달했다. 2015년만 해도 광군제에 참여한 해외브랜드는 5000개에 불과했지만 2년만에 12배 늘어났다.

♢중국 수입박람회 숫자 부풀리기 의혹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상하이에서 진행된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는 578억 3000만달러의 구매 계약(양해각서 포함)이 체결된 것으로 발표됐다. 쑨청하이(孙成海)중국국제수입박람국 부국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151개 국가와 지역에서 3617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수입박람회에서 578억 3000만달러의 구매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국가들로부터 수입하기로 한 규모는 47억 2000억달러(약 5조 3288억원)에 달했다. 이번 수입박람회 체결 계약액의 8.2%에 해당한다. 국가별 수입 수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분야별로는 지능 및 첨단장비에서 164억 6000만달러, 소비가전 43억 3000만달러, 자동차 119억 9000만달러, 의류 및 일용 소비재 33억 7000만달러, 식품 및 농산물 126억 8000만달러, 의료기기 및 의약 보건제품 57억 6000만달러, 서비스 무역 32억 4000만달러 등이다.

이번 수입박람회에는 40만여명의 바이어가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 72개국가에서 3600여명의 바이어도 상담을 진행했다. 중국에서는 31개 성과 직할시를 포함 다롄 칭다오 닝보 샤먼 선전 등 모두 37개 지역 구매단과 중앙정부 소유 국유기업 구매단,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구매단 등이 수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경제 개방 확대 의지의 상징으로 수입박람회를 대대적으로 선전하지만 회의적인 이들은 (구매의향) 숫자가 정말로 진실한 얘기를 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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