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금융권에 '민영기업 대출 강제 할당'...기업환경 개선 로드맵도 발표

입력 2018.11.09 15:29 | 수정 2018.11.09 15:34

궈수칭 "3년내 은행 신규대출 50%이상 민영기업에 가도록 하겠다"
국무원, 기업 사업환경 개선 로드맵 발표...불공정 환경 시정 의지
경기둔화⋅미중 무역전쟁 대응책...현장에서 먹힐 지는 두고봐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위)는 민영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은행에 사실상 민영기업 대출 비중을 강제로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무원(중앙정부)은 또 금융사들이 민영기업을 상대로 맹목적으로 자금회수하는 것을 막는 정책을 취하고, 연말까지 각 지방정부에 외자기업 불만처리 시스템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기업 사업환경 고도화 정책 실행 통지문’을 8일 발표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경기하강 압력을 막고 △미국의 불공정 거래 환경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민영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책과 사업환경 개선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6.5%로 2009년 1분기(6.4%)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만큼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대응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물가지표는 중국 지도부도 인정하고 있는 "커지는 경기둔화 압력"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보다 3.3% 상승했다. 지난 6월 4.7%를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내 원자재 수요감소와 제조업 활력 부진"(로이터통신)탓이라는 지적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및 전달 상승률과 같은 수준이다. 당초 제기됐던 미중 무역전쟁발(發) 수입 인플레 우려는 잦아들었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당국의 공언대로 현장에서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외자기업을 똑 같이 대우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책을 바꾸더라도 국유기업을 선호하고 민영기업과 외자기업 지원을 정치리스크로 보는 오래 관행과 관념이 바뀌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 달 관영매체들과 공동인터뷰를 자청해 "민영기업에 대출하는 게 정치적으로 위험하다는 인식과 행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당국, 은행 신규대출 민영기업 비중 강제 할당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왼쪽)과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잇따라 관영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민영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한 정책방향을 밝혔다. /바이두
인민은행 당서기를 겸하고 있는 궈수칭(郭樹淸) 은보감위 주석은 지난 7일 인민은행 계열 금융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민영기업 대출 비중은 25%인데 민영경제는 국민경제에서 60% 이상을 차지해 서로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민영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을 강제할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궈 주석이 검토중이라고 밝힌 방안에 따르면 대형 은행의 신규대출 가운데 최소 3분의 1, 중소형 은행의 경우 3분의 2이상이 민영기업에 흘러들어간다. 3년 후엔 은행 신규대출의 절반 이상을 민영기업이 가져가도록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궈 주석은 은행에 민영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있다고 인정하고 은행들이 기업의 소유구조나 규모보다는 지배구조와 기술수준 등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민영기업 좌담회를 열고 민영경제 옹호론을 제기한 이후 관영매체가 경제부처 수장을 잇따라 인터뷰하는 형식을 통해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6일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대출 채권발행 주식담보대출 등 3가지 화살로 민영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원, 기업 사업환경 개선 로드맵 발표

중국 선양의 자유무역시험구에 있는 기업 종합서비스 창구 /선양=오광진 특파원
국무원이 8일 각 지방과 부처에 내려보낸 ‘기업 사업환경 고도화 정책 실행 통지문’은 중국 지도부가 입에 달고 다닌 사업환경 개선의 로드맵이라할 수 있다. 통지문은 일부 지방정부가 감독과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처리하는 현상이 있다고 지적하고 7개 분야에 걸쳐 공정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주문을 담았다.

불합리한 진입규제 혁파, 외자투자와 무역간소화, 행정심사 질량 제고,기업 세금과 비용부담 축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공무원)자율 재량권 제한 등을 통한 시장질서 유지, 각 부문 책임 명확화 등이 그것으로 일부 조치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됐다.

국무원은 연말까지 새로운 시장 진입 네거티브리스트를 만들어 전면 시행하고, 지방보호 및 시장장벽과 관련있는 정책을 정리하도록 했다. 또 상무부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사법부 등이 내년까지 각 지역 및 각 부문과 협력해 현재 개방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법규과 규정을 폐지하거나 수정하도록 지시했다. 내년 3월까지 ‘외자투자 산업지도목록’을 개정해 외자투자를 유도하는 범위를 확대하고, 새로운 행정 인허가 리스트를 만들어 해당 리스트에 속하지 않은 인허가는 모두 위법 처리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올해말까지 ‘CCC’로 알려진 강제인증이 필요한 제품의 종류를 10%이상 줄이기로 했다. 이는 대중(對中) 수출기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또 재정부는 기업에 대한 추가 감세 방안을,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재정부 세무총국 등은 사회보험료를 낮추는 방안을 서둘러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국무원은 또 올해말까지 시장감독총국 공안부 농업농촌부 해관총서(관세청) 지식산권국(특허청)등이 공동으로 전자상거래와 수출입 과정에서의 지재권 법 집행 강화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각 지역과 각 부문은 지재권 보호에 불리한 규정을 정리하고, 그 결과를 올해말까지 국무원에 보고해야한다.

사후감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천편일률적인 집행을 시정하고 자율 재량권을 규범화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생태환경부는 일부 지역에서 환경 보호 조사를 명목으로 일률적으로 공장 문을 닫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생태환경부 교통운수부 농업농촌부 문화여유부 시장감독총국 등은 행정처벌 조항을 간소화하고 임의로 법을 집행하고 적용 기준도 제각각인 현상을 막기로 했다. 또 위법자(기관)에 대한 관련 수입 몰수가 해당 법 집행기관의 이익과 연결되는 것을 금지하도록 예산관리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무원은 각 지역에 올해말까지 사업환경 불만처리 시스템을 만들어 전형적인 사례를 공개하도록 했다. 또 발개위에 올해말까지 22개 도시에 대해 제3기관을 통해 사업환경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했다. 내년엔 31개 성에서 주요 도시에 대한 사업환경 평가를 실시해 중국 사업환경보고서를 발표하도록 하고, 2020년엔 사업환평 평가 대상을 전국의 중소도시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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