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티셔츠' 논란에 BTS, 日방송 출연 하루 前 취소…혐한 표적 되나

입력 2018.11.09 15:22

인기 K팝 스타인 7인조 남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음악방송 출연이 하루 전 취소됐다. 과거 멤버 지민이 입은 티셔츠 디자인이 현지에서 뒤늦게 '반일(反日)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일 일본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9일 출연 예정이었던 일본 아사히TV 음악방송 ‘뮤직스테이션’(MUSIC STATION·엠스테)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며 "출연을 기대한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사히TV도 '뮤직스테이션' 홈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 출연 무산 소식을 알렸다. 아사히TV 측은 출연 무산 이유에 대해 "이전에 (방탄소년단) 멤버가 입고 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부 매체가 보도했다"며 "소속사에 티셔츠 착용 의도를 묻는 등 출연 여부를 협의했으나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유감스럽게도 이번 출연을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왼쪽)이 지난해 유튜브 다큐멘터리 방송 촬영 중 착용한 ‘광복 티셔츠’. 티셔츠 뒷면에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원자 폭탄 투하 사진이 있다./유튜브 캡처·아워히스토리 캡처
문제가 된 건 멤버 지민이 지난해 촬영된 유튜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 에서 입고 나온 티셔츠 디자인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콘서트 과정을 담아낸 영상으로, 올해 3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유료로 공개됐다.

이 티셔츠 뒷면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돼 있다. 또한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단어도 적혀 있다. 지민이 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방송에 나왔다.

지민이 입은 ‘광복 티셔츠’ 제품 소개. 역사를 패션으로 재해석했다는 이 브랜드는 “한국의 광복을 티셔츠로 표현해봤다”고 티셔츠를 소개했다./아워히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이 티셔츠를 만든 국내 브랜드 ‘아워히스토리’는 공식 홈페이지에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를 슬로건으로 삼아 역사를 패션에 재해석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수익 일부를 역사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고 소개했다. 지민이 입은 티셔츠 역시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지민의 티셔츠 논란은 지난달 말 일본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지난 달 26일 "방탄소년단의 '반일 활동'이 한국에서 칭찬받고 있다. 이는 자국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콤플렉스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일본 네티즌도 "방탄소년단이 반일 활동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리더인 RM이 지난 2013년 광복절을 맞아 트위터에 올린 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RM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쉬는 것도 좋지만 순국하신 독립투사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대한독립만세"라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일본 내 혐한 표적이 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 발매한 9번째 싱글 '페이크러브/에어플레인 pt.2'가 최근 오리콘 일간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13일부터는 도쿄돔을 시작으로 '러브유어셀프' 일본 돔 투어도 연다.

일본 극우 성향의 시민단체인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공연하는 날 도쿄돔 앞에서 시위를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특회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반 동안 1100여 건의 혐한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방탄소년단 팬들은 "지민이 입은 것은 ‘반일’ 티셔츠가 아니라 ‘광복’ 티셔츠다. 한국 사람이 한국이 광복된 날을 기념하는 티셔츠도 못 입나", "공연 하루 전 취소는 너무 무례하다", "방송에 안 나가도 전혀 상관없다" 등 일방적으로 출연을 취소한 일본 방송 측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민이 입은 ‘광복 티셔츠’가 일본에서 반일 논란에 휩싸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티셔츠는 빠른 속도로 품절됐다. 이후 재입고 해달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게시판에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아워히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똑같은 티셔츠를 구입하고 싶다"며 티셔츠의 구입처를 묻는 네티즌도 많았다. 이 티셔츠는 방탄소년단 일본 방송 출연 취소 소식이 알려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구매처에서 품절됐다. 게시판에는 티셔츠를 재입고해달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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