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셀프 승리 선언후 '눈엣가시' 법무장관부터 날렸다

입력 2018.11.09 03:19 | 수정 2018.11.09 03:23

[美 중간선거] '러시아 내통 의혹' 특검 수사결과, 민주당 흘러가지않게 미리 차단막
"내 주변 조사땐 전투태세 맞설것" 2020년 재선 도전할 뜻도 밝혀

지난 6일(현지 시각) 실시된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바로 '전투 태세(warlike posture)'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눈엣가시 같았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재선 도전과 추가 감세 뜻도 밝혔다. 하원을 내줬지만 선거 결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은 '87분간의 마이웨이' 선언이었다. 그는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지켜내며 (집권당이 패배하는) 역사를 거슬렀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교체 등 개각을 묻는 질문에 "그에 대한 답은 다른 때에 하겠다"고 했다. 그 '다른 때'가 오기까지는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 44분 자신의 트위터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공로에 감사하며 그가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경질 사실을 밝혔다. 세션스 장관도 사직서에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사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선언한 중간선거 승리의 첫 전리품이 법무장관의 목인 셈이다.

물러나는 세션스 법무 -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해임한 제프 세션스(오른쪽) 미 법무장관이 워싱턴에 있는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물러나는 세션스 법무 -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해임한 제프 세션스(오른쪽) 미 법무장관이 워싱턴에 있는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가 세션스 장관을 해임한 것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힘을 실어주고, 의회를 통해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하기 전에 법무부에 자신의 심복을 박아 정치적 압박을 막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최근 미국 언론들이 중간선거 후 뮬러 특검이 수사 결과를 의회에 전달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자, 수사 결과가 민주당 쪽으로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미리 차단막을 치는 것일 수도 있다.

트럼프는 법무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매슈 휘터커 변호사가 법무장관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휘터커는 뮬러 특검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트럼프는 특검 감독권을 가지게 된 휘터커를 통해 경우에 따라 뮬러를 해임하거나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게 됐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연방수사국(FBI) 등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되자 수사 감독권을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이양하면서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 이후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바로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할 뮬러 특검을 임명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방패막이가 돼야 할 법무장관이 몸을 피하자 "이럴 줄 알았다면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약 20년간 앨라배마주(州) 상원의원을 지낸 세션스의 공화당 내 영향력 때문에 2년이 다 되도록 자르지 못했다. 그랬던 세션스를 중간선거 직후 자른 것은 트럼프가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뜻도 된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선거 지원을 거부했던 중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은 '(나에게서) 떨어져 있자'고 했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며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의 권한을 이용해 자신과 주변 인사들을 소환해 조사하려 한다면 "전투 태세로 맞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대선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재선에 도전하겠다"며 재선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중산층 감세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본인의 어젠다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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