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연금안 유출자 찾아라" 복지부 국·과장 휴대폰 압수

입력 2018.11.09 03:01

민정수석실 이례적 실무자 감찰… 靑 "진상파악", 野 "재갈 물리기"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리겠다는 방안을 만든 사실이 보도된 뒤〈본지 7일 자 A1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복지부 실무자들의 휴대전화를 가져다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발표 전 국민연금개편안이 보도되자 '누가 발설했느냐'를 찾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청와대와 복지부는 "통상적인 감찰이고 본인 동의도 받았다"고 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중앙부처 실무자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은 7일 아침 언론 보도가 나온 뒤 국민연금 개편안이 정부 발표 전 언론에 나간 경위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국장과 국민연금정책과장은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국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8일 국회 예산결산위 회의 도중 이 일을 문제 삼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중간보고 하기 전에 일부 내용이 언론에 나가 경위를 파악하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김승희 의원은 "청와대가 조사를 명분으로 공무원들에게 재갈을 물린 모양새"라고 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감찰반은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조에 따라 설치된 조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에 대해 감찰업무를 할 수 있다"며 "본 사안은 감찰 활동의 일환이고, 대상자 2명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5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들"이라고 했다. "중차대한 정책 입안 과정에 (언론) 유출 사고가 있었다면 당연히 진상 파악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청와대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명예교수는 "공무원이 국가 비밀을 몰래 외부에 유출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이미 정부가 마련해둔 여러 가지 안을 언론이 보도했다고 청와대가 담당 공무원들 휴대전화까지 압수해 색출한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느 공무원이 일을 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복지부는 당초 15일 국민연금 개편안 공청회를 열 때까지 관련 보도 전체를 자제해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했으나 일부 언론사가 거부해 '보도 자제' 협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보도는 언론이 룰을 깨고 미리 공개한 게 아니라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한 통상적인 취재활동이었다. 이날 복지부는 "우리가 기자들에게 말해준 게 아닌데 억울하다"며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서 새어나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날 예결위 회의에서 "기재부에선 유출한 사실이 없고, 휴대전화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 감찰반이 복지부 실무자 휴대전화를 걷어간 일은, 7일 첫 보도가 나간 뒤 의원들과 각사 기자들이 추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복지부 바깥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7~8일 내내 복지부 실무자들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의아해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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