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알박기 집회' 제동

조선일보
  • 엄보운 기자
    입력 2018.11.09 03:01

    "집회 방해해도 처벌할 수 없다"

    기업이 회사 부근에서 다른 집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직원을 동원해 개최하는 이른바 '알박기 집회'는 법이 보장해야 할 집회가 아닌 만큼 그 집회를 방해했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현대자동차 하도급 업체인 유성기업의 범시민대책위 회원인 고모(43)씨는 2016년 4월 서울 서초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진행 중인 집회를 방해한 혐의(집회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현장에선 현대차 보안관리팀장이 먼저 신고한 '성숙한 집회 문화 만들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고씨는 그 집회에 무단으로 끼어들어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현대차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했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

    사건 쟁점은 현대차 직원들이 신고한 집회가 집해방해죄 보호 대상인 '평화적인 집회'에 해당하느냐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평화적인 집회를 방해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1·2심은 "현대차 직원이 신고한 집회는 현행법이 보장하려고 하는 집회라기보다는 현대차의 경비 업무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도 8일 이런 원심 판단을 인정, 무죄를 확정했다.

    법원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본사 인근 집회를 미리 선점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대한 항의성 집회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