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저항"… 1920억 쏟아부었다

조선일보
  • 허상우 기자
    입력 2018.11.09 03:01

    일리노이 주지사 당선 프리츠커, 개인 선거 자금 사상 최고액
    부동산 문제로 소송 등 악연

    제이 로버츠 프리츠커

    6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의 거물 후원자 제이 로버츠 프리츠커(53·사진)가 미국 선거 사상 최다 개인 돈 투입 기록을 세우며 일리노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프리츠커는 현직 주지사인 공화당 브루스 라우너를 15%포인트 차로 눌렀다. 하얏트 호텔 체인을 소유한 프리츠커 가문의 공동 상속인인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개인 재산 1억7100만달러(약 1920억원)를 선거 비용으로 썼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 선거 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했다. 포브스 추산 32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가진 재벌이 자기 돈을 쏟아부어 가며 주지사 선거에 매달린 이유가 뭘까.

    선거 기간 프리츠커의 핵심 선거 구호는 '트럼프에게 저항하라(Resist Trump)'였다. 그가 지난 2016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후보 캠페인 모금책으로 활약했으며, 그의 누나가 오바마 행정부 때 상무장관을 지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구호 같지만 언론들은 다른 이유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리츠커가 트럼프와의 오랜 적대감에 정치로 눈을 돌렸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는 한때 프리츠커 가문과 함께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호텔 '그랜드하얏트 뉴욕'을 공동 소유한 적이 있다. 이 호텔은 트럼프가 60년 된 낡은 호텔을 사들여 프리츠커 가문과 함께 32층 최신식으로 개조한 것이다. 동업은 순탄치 않았다. '하얏트 호텔 체인은 뉴욕 시내에 다른 부동산을 개설할 수 없다'는 양측의 파트너십 합의문 단서 조항이 화근이 됐다. 그랜드하얏트 뉴욕 호텔로 재미를 본 프리츠커 일가에게 이 조항은 뉴욕에서의 사업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됐다.

    1993년 트럼프가 프리츠커 측을 부정 회계 관행으로 고소하자 갈등이 폭발했다. 당시 트럼프 측은 프리츠커 가문이 자신을 파트너십에서 배제하고 뉴욕 시내에 새 호텔을 지으려고 부정 회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5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3년가량 이어진 공방은 트럼프가 자신의 호텔 지분을 1억4000만달러에 프리츠커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마무리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지분 거래로 양측의 원한 가득한 17년 파트너 관계가 끝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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