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랍니다"

조선일보
  • 윤수정 기자
    입력 2018.11.09 03:01

    레이첼 야마가타, '밥 잘 사주는…' OST 주인공… 한국서 열번째 내한 공연
    "홍대서 핑크색 드레스 건졌어요"

    올해 초 방영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시청자들은 자주 "쉿"을 외치며 리모컨 볼륨을 올렸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첼 야마가타(41)가 부른 '비 섬바디스 러브'가 흐르던 순간. 허스키하고도 쓸쓸한 음색에 "어쩌다 내쉬는 한숨조차 놓치기 아까울 만큼 아름답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야마가타는 유독 '한국인이 사랑하는'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비비 유얼 러브' '듀엣' 등 CF와 방송에도 자주 등장해 전주만 듣고도 제목을 알아맞히는 곡이 많다. 최근엔 '비 섬바디스 러브'를 포함한 새 미니앨범 '포치 송스'를 한국에만 1000장 한정으로 먼저 선보였다. 앨범 발매 기념으로 9~1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공연은 전석 매진. 11일 올림픽공원에서 추가 공연도 연다.

    8일 낮 서울 홍대 앞에서 만난 야마가타는 "홍대는 쇼핑을 위한 완벽한 장소이자 내가 알고 싶은 인디밴드와 아티스트가 넘쳐나는 곳"이라고 했다. 자신의 곡 '듀엣'을 한국 가수와 부른다면 "MC스나이퍼를 택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새 미니앨범 ‘포치 송스’ 발매 기념으로 ‘10번째’ 내한 무대에 서는 레이첼 야마가타. 그는 “한국에서 쇼핑하길 좋아한다. 이번에도 마음에 쏙 드는 핑크색 드레스를 건졌다”며 웃었다. /박상훈 기자

    "어릴 적 일기장에 '수줍은 아이'라고 적었다"는 야마가타는 늘 "4명의 부모님이 있어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일본계 3세인 아버지와 독일·이탈리아계 혼혈인 어머니 사이 태어났지만 두 살 무렵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재혼했다. "의붓아버지는 유대인, 의붓어머니는 금발의 미국 남부 출신이죠. 네 사람의 각기 다른 개성과 문화를 물려받는 행운을 누렸어요. 덕분에 편견 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요. 물론 음악엔 전혀 소질들이 없어 제 음악을 키운 건 음악의 본고장 우드스탁에서 나고 자란 환경이었지만(웃음)."

    야마가타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란 제목에 박장대소했다"고 했다. "저 역시 밥 잘 사주는 누나! 현재도 연하남이랑 연애 중이지요." '비 섬바디스 러브'는 "날 위한 솔메이트가 어딘가 존재한다는 걸 믿는 내용"이란다. 사진작가 김중만은 그가 한국에서 찾은 솔메이트 중 하나다. "2009년 첫 내한 때 긴장돼 미칠 지경인데 그가 코끼리 잔뜩 찍힌 아프리카 초원 사진 6장을 크게 프린트한 액자를 선물로 건넸지요. 놀랍게도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이후 2011년 앨범 '체사피크' 표지 사진을 함께 촬영했고 "늘 중만의 사진을 뉴욕 집에 건다"고 할 만큼 친분이 깊다. 이번 앨범에 실린 '중만의 테마'는 그가 난생처음 다른 이를 위해 쓴 헌정곡이다.

    야마가타는 "치유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위로가 된다는 말이 가장 기뻐요. 제 어두운 면모나 고통마저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진솔한 음악." 한국에서 야마가타의 100번째 공연도 볼 수 있을까 묻자 "물론(absolutely)!"이라고 외쳤다. "할머니가 돼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10번째 공연 때 입은 내 핑크 드레스 기억나니?' 하겠죠. 하하!"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