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글/ 종교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독자센터에 병역 기피·안보 약화 우려 담은 기고 쏟아져

조선일보
입력 2018.11.09 03:10

참전 용사 "안보 의식 흔들려, 누가 목숨 걸고 싸우겠나"
군인들 박탈감… 대체 복무 기간 현역 2배 이상 되어야

최근 대법원의 종교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과 관련해 본지 독자서비스센터에 많은 독자들이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양심이라는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할 수 있게 한 것은 병역 기피와 안보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 대법원이 종교적 병역 거부에 대해 무죄라고 판결한 것은 최근 정부가 남북 경협을 한다며 휴전선 일대 경계 태세를 약화시키는 상황에서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종교적 신념·양심 등을 이유로 병역 거부를 인정한 다른 나라들은 국가의 안보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국 방어를 위해 많은 병력이 필요할 때는 소극적 입장을 보이다가 전쟁 위협이 사라지고 모병제가 확산되면서 비로소 시행됐다. 적(敵)이 없는 안정된 안보 상황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같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엄중한 상황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이 판결은 현역병 및 전역자들의 애국심과 명예, 그리고 특정 종교를 제외한 나머지 종교인들의 신앙심을 모독했다. 그렇잖아도 저출산에 따른 입영 대상자 축소와 복무 기간 단축으로 전투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가 더 위태로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주행·前 중화고 교장


▨ 필자는 월남전에 육군 대위로 참전했다. 23년간 복무한 후 중령으로 예편했다. 선친 역시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대위로 6·25전쟁에 참전해 적과 싸웠다. 전투 중 머리에 전상을 입고 제대 후에도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아들도 군대에 다녀왔다. 우리 집안은 3대(代)에 걸쳐 국가에 헌신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보고 마치 철퇴로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특정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병역 의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면 군 복무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야 하나.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대법관들에게 과연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 안보의식을 갖추었는지 묻고 싶다. 헌법에 정해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성실하게 복무 중인 60만 국군의 사기와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생각해 보았는가. 종교적 양심이라는 애매한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 앞으로 적과 맞서야 할 상황이 될 때 과연 누가 목숨 걸고 싸우겠는가.  /채양도·경기 용인시


▨ 종교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 이후 군 복무를 회피하기 위해 특정 종교 가입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누가 자원해서 현역병으로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하겠는가. 징병제를 실시하는 59개 국가 중 20개국이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으로 군사적으로 대치 중인 상황을 반영하고 대다수 국민의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현역병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대체복무 기간·난이도 등을 정해야 한다. 분단도 되지 않고 평화가 지속되는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대체복무 기간을 현역병(육군 병사 18개월 기준)의 2배인 36개월 정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복무가 병역 기피 수단이 되지 않으려면 이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정송학·(사)대한민국 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 이번 대법원 판결은 나라의 존립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오판이다. 종교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없앴다. 앞으로 병역 거부 교리를 가진 특정 종교에 집단적으로 입교하고, 양심을 내세워 교묘하게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종교적 신념 혹은 양심이 병역 면제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병역은 국민이라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임무다. 나라가 있어야 종교가 있고 양심이 있고 자유민주주의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저출산으로 입대자 수가 급감하고 있는데, 종교적·양심적 이유로 인한 병역 거부에 면죄부를 주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가.  /권윤현·대구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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