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野 반대에도 9일 조명래 임명 강행할 듯

입력 2018.11.08 15:29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9일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현 정부 들어 국회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7번째 장관급 인사가 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문제로 청문회가 시작도 못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기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위장 전입과 탈세 의혹 등의 이유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반대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23일 청문회에서 만 두 살짜리 손자가 정기예금 1880만원, 주택청약예금(월 6만원), 정기적금(월 30만원) 등 2000만원가량 예·적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손자에게) 차비로 준 것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자녀 위장 전입, 부동산 다운계약서, 증여세 탈루 등의 의혹도 나왔다.

국회는 8일 오후까지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담당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개회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회에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다시 정한 마감시한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논의를 위해 열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냐’는 물음에 "이야기가 없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까지 국회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가 넘어오지 않으면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의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조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기한 마지막 날인데, 끝까지 보고서가 국회에서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청와대 방침이 정해졌나’라는 물음에 "관례를 잘 되짚어보라"고 답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송부해야 한다. 만약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다시 요청할 수 있고, 그 후에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에 임명된 사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6명이다. 조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7번째 사례가 된다.

한편, 지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회가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후보자를 대통령이 계속 임명함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인사청문회에 관한 국회의 의견을 존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유 부총리를 임명 강행할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같은 지적에 "인사청문회 또한 국민의 눈, 국민의 귀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유 장관 같은 경우 사과할 건 사과하고 해명할 건 해명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비춰 결정적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가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일반론적으로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그게 일반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